문 괼 때 쓴 9000원짜리 英 흉상, 알고보니 45억원 '대박'

문 괼 때 쓴 9000원짜리 英 흉상, 알고보니 45억원 '대박'

이데일리 2024-11-11 18:54: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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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영국의 한 지방 의회에서 문 고정용으로 쓰던 대리석 흉상이 예술품으로 확인돼 경매에 나왔다. 이 흉상은 한때 9000원가량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45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1728년 프랑스 조각가 에드메 부샤르통이 제작한 스코틀랜드 정치인 존 고든을 묘사한 대리석 흉상. (사진=High Life Highland)


미국 미술전문매체 아트넷(Artnet)은 영국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시의회 창고에 보관 중이던 대리석 흉상이 조만간 소더비 경매에 출품돼 최대 250만 파운드(약 45억원)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조각상은 스코틀랜드 지주이자 18세기 하이랜드 하원의원이었던 존 고든 경을 묘사한 대리석 흉상으로 루이 15세 기마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조각가 에드메 부샤르동(Edme Bouchardon)이 1728년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장식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고든 경의 후손들은 이 흉상을 인버고든 성 안에 보관했고 그대로 약 200여 년이 흘렀다. 이후 인버고든 성은 1920년대 시의회에 인수되며 이 흉상도 함께 넘어갔고, 당시 가격은 5파운드(약 9000원)였다. 현재 돈 가치로는 약 500파운드(약 90만원) 정도다.

그런데 지방 정부 재편 과정에서 이 흉상은 분실됐다.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흉상은 1998년에 인버고든 마을 인근의 발린토어 산업단지 내 창고에서 발견됐다. 흉상은 창고 문 고정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가 시의회로 환수됐다.

경매 업체는 고든 경의 흉상의 가치를 최대 250만 파운드로 추정하고 있다. 최초 추정가는 125만 파운드였으며, 지난해 140만 파운드까지 오른 뒤 한 해외 개인 수집가가 소더비 측에 250만 파운드를 제안하면서 높은 가치가 매겨졌다.

지방 의회는 이 흉상 매각 여부를 두고 지역 주민들의 투표를 거치고, 매각 기금을 지역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지난 6월 협의회 투표 70표 중 47표가 ‘매각 찬성’에 던져 흉상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흉상은 현재 하일랜드 시의회 보관소에 있으며, 판매된 이후에는 복제품을 만들어 하이랜드시에 전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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