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최종 합병이 올해 말로 가시화한 가운데, 다음 수순으로 양사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이 점쳐진다. 양사 합병에 따라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 등이 통합돼 한 회사로 커진다면 국내 다수의 LCC 경쟁구도도 완전히 새롭게 짜일 전망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한 대한항공은 올해까지 14개 필수신고국 중 EC의 조건부 승인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마쳤다. 예정대로 이달말 EC의 조건부 승인까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아시아나 지분 64%를 취득할 방침이다.
업계는 다음달 20일 이전까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신주인수 거래종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말이면 대한항공-아시아나 양사의 인수합병이 성사돼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른 LCC 경쟁구도 개편 역시 예정된 수순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중 진에어의 상황이 현재까진 가장 좋다.
진에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646억원, 영업이익은 23% 늘어난 402억원을 달성했다. 해외여행 수요의 강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국내 LCC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다.
제주항공의 경우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 4602억원으로 진에어보다 높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1% 줄어든 395억원으로 진에어보다 더 낮다. 이처럼 시장 지배력이 3개사 중 가장 큰 점을 고려해 LCC 통합 시 명칭은 ‘진에어’로, 3사의 통합을 이끌 주관사 역시 진에어가 맡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3사가 합쳐지는 만큼 진통도 예상된다. 가장 큰 화두는 에어부산 분리매각 및 통합사 부산 본사 이전 등 이슈다. 그동안 부산 시민단체들은 “조속히 에어부산 분리매각시켜 부산의 거점 항공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부산 지역에 본사를 두고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에어부산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으로 인해 인천으로 끌려갈 위기를 맞았다”며 LCC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부산시 측은 에어부산을 포함한 3사 통합 LCC 출범 시, 본사를 부산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가 “통합 LCC 본사 위치는 경영 상황에 따라 민간기업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국토부 측은 “통합 LCC는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면서 통합 본사가 부산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2년 후인 2022년 윤석열 정부 인수위 시절에도 LCC 통합 본사에 대해 “부산으로 가는 방향이 옳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시와 부산 지역 일부 기업은 에어부산 지분을 16.15% 갖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 LCC 규모 중 1위 제주항공도 LCC 통합 대비에 분주하다. 현재까진 이용객 수와 기단 수에서 우위를 점한 제주항공이 LCC 통합으로 진에어의 덩치가 커질 시, 양 사의 순위가 뒤바뀌게 된다.
최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 1~9월 국제선 이용객 수는 645만2178명, 진에어는 478만5052명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에어부산은 330만6567명, 에어서울은 137만7253명이다. 기단 숫자 역시 제주공항은 41대, 진에어 30대로 제주항공이 더 많지만, 에어부산(22대)과 에어서울(6대)을 합치면 진에어가 가장 많은 기단을 가진 LCC가 된다.
이에 김이배 대표이사는 지난 7월 CEO 메시지를 통해 “항공산업의 구조 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 그 시점을 알 순 없으나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인수합병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다양한 노선 확대로 소비자 이목을 끌고 있다. 국적 LCC 최초로 인천~발리‧바탐 노선을 운항하고 부산과 무안 등 지방발 국제선에도 취항해 승객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과 맞물려 LCC 통합까지 완성될 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질 개선과 편익 향상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그 과정에서 적절한 인력 배치와 안전 문제 등은 해결 과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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