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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2005년 검붉은 유니폼 입고 K리그를 휩쓸었던 신성이 지긋하게 패인 주름 속 푸른 유니폼과 함께 다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돌아왔다. ‘축구 천재’ 박주영(39·울산HD)이 친정팀 FC서울과 감동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박주영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37라운드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플레잉 코치인 박주영이 직접 경기에 나선 건 2022년 10월 23일 제주유나이티드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울산은 오는 23일 수원FC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박주영의 은퇴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울산 선수단은 박주영이 선수 생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서울전에 나서는 게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선수단은 김판곤 감독을 찾아가 요청했고 김 감독도 수긍하며 박주영이 다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서게 됐다.
박주영은 전반 32분 교체 투입됐다. 울산과 서울 팬 모두 박주영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을 함께 했다. 약 13분을 뛴 박주영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경기 후엔 한 시대를 함께 했던 이청용(36·울산), 기성용(35·서울) 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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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대한민국 축구 미래로 불린 박주영은 2005년 서울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리그 19경기에서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자단 투표에서는 사상 최초로 만장일치로 신인상을 받았다.
2008년 AS모나코(프랑스)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한 박주영은 이후 아스널(잉글랜드), 셀타비고(스페인), 왓퍼드(잉글랜드), 알샤바브(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쳤다. 2015년엔 K리그로 돌아오며 친정팀 서울과 재회했다. 2022년에는 홍명보 전 울산 감독의 부름을 받고 이적했고 지난해부터는 플레잉 코치로 지도자 변신을 준비했다.
서울에서 279경기 76골 23도움을 기록했고 리그 1회, FA컵(현 코리아컵) 1회, 리그컵 1회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에서는 7경기를 뛰며 선수와 코치로 리그 3연패에 힘을 보탰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3차례 월드컵에 나섰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남자 축구 동메달을 이끌었다.
경기 후 박주영은 “경기에 들어간다는 생각 없이 왔기에 전혀 준비되지 않았고 기대도 안했다”라면서도 “선수들이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코치진이 (요청을) 들어주시는 등 서로를 위한 마음이 감동이었다. 구성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출전 당시 느낌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시간을 보내왔기에 특별하거나 이상한 기분은 없었다”라며 “훈련은 계속해 왔기에 몸 상태는 좋았다. 선수들과 재밌게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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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생존왕’으로 불렸던 인천유나이티드의 이야기는 마지막 페이지를 맞았다.
인천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남은 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하위인 12위가 확정된 인천은 2부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2004년 K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인 인천은 올 시즌까지 줄곧 1부리그 무대만 누볐다.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된 뒤에도 늘 살아남으며 ‘생존왕’이라 불렸으나 결국 강등의 쓴맛을 봤다.
인천은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최선을 다해 K리그1으로 바로 승격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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