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국내 석유화학 4사가 업황 불황의 장기화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거나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등 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줄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LG화학은 당초 올해 4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AX)를 계획했지만 2조원 중반대로 금액을 삭감하고 긴축 경영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3조 원 수준의 CAPEX 규모를 내년 1조 7000억 원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여수 NCC(나프타 분해 공장) 2공장을 매각 대상으로 논의 중이고. 롯데케미칼도 말레이시아 법인을 매각 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불황의 그늘은 석유화학 4사의 3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석유화학 4사 가운데 3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은 4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고 한화솔루션 역시 영업손실 8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고전을 면치 못 했지만 석화 사업 부문인 케미칼의 영업손실도 310억원을 기록하면서 회사의 손실폭을 키웠다.
금호석유화학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1조8279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2.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을 포함한 합성고무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효율을 높여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다. 고군분투 중이지만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한 4894억원, 금호석화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7% 하락한 651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부문만 따지면 영업손실 382억원으로 적자였다.
3분기 4사 영업이익을 합치면 5545억원으로 지난해(1조 429억원)보다 46% 줄었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공격적인 설비 증설에 이어 한국에서 수입하던 기초소재를 자급하기 위해 대거 투자에 나섰다. 중국의 기초소재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어갔다. 현재 중국의 에틸렌 등 기초화학 제품 자급률은 95% 이상으로 전해진다.
이런 흐름은 4분기와 이후에도 지속될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케미칼부문은 연말 비수기 진입에 따라 시황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내수 위축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반등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케미칼 측은 "내년 시설투자(CAPEX)는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 1조7000억원 수준까지 축소했다. 2025년 이후 시설투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초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올해 당초 4조원의 CAPEX를 계획했으나 2조원대 중반으로 축소하고자 한다. 내년 역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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