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상형 토기·토우 장식 토기 246점 조명한 특별전 개막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개구리, 새, 거북이, 사람….
목이 긴 항아리 위로 5㎝ 크기의 작은 흙 인형이 붙어 있다. 투박한 듯하지만 섬세하게 빚은 토우(土偶·흙으로 만든 사람이나 동물상)다.
약 1천600년 전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떠나보내며 무덤에 남긴 각종 토기와 토우 장식을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광주박물관은 12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 토기와 토우 장식 토기'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202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를 광주에서 소개하는 순회 전시다.
경북 경주 미추왕릉지구 계림로 30호 무덤에서 찾은 국보 항아리(정식 명칭은 '토우 장식 장경호')를 비롯해 신라·가야유적에서 출토된 상형 토기 등 총 246점의 유물을 모았다.
박물관 측은 "상형 토기와 토우 장식 토기는 죽음 이후에도 편안한 삶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죽은 이와 함께 무덤에 넣어진 의례 용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사람, 동물, 사물을 본떠 만든 다양한 토기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죽음 너머의 세상으로 향할 때 동행자가 되어준다는 새 모양 토기부터 말 모양 뿔잔, 해남 읍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부뚜막 모양 토기 등을 만날 수 있다.
높이 21.5㎝, 지름 4.1㎝ 크기인 말 장식 뿔잔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유물로, 가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나온 여러 상형 토기도 함께 보여준다.
지름이 15㎝ 정도 되는 뚜껑 위에 펼쳐진 토우 이야기는 관람객의 관심을 끌 만하다.
1926년 경주 황남동에서 출토된 토우 장식 토기에는 사냥하거나 일하는 모습,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의 토우가 장식돼 있어 옛사람들의 의례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전시를 담당한 노형신 학예연구사는 "고대의 내세관과 장례를 이해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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