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에 앞서 "호출기 (폭발) 작전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제거는 일부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출기 폭발 작전은 지난 9월 레바논 일대에서 전자호출기 수천대가 폭발해 어린이를 비롯해 37명이 사망하고 민간인을 포함해 3000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다. 사건 직후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됐으나 당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가 호출기 폭발 작전의 배후임을 인정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에 정치 상황에 새 장이 열린 것"이라고 평했다. 그동안 호출기 폭발 사건에 대해 침묵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배후임을 자인한 것에 어떤 의도가 담겼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등에 업고 더욱 대담하게 행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발언은 이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내각 회의 전 발언에서 "최근 트럼프 당선인과 세 번 통화했다"며 "이스라엘 앞에 놓인 평화, 확장 기회에 대한 시각을 공유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포괄적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에서 이란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JCPOA 탈퇴를 언급하면서 "그때 우리가 이란을 봉쇄했고 이란은 붕괴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힘을 통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지난 9일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으로 인해 이란 우라늄 농축도가 3.5%에서 60%로 높아졌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긴장이 고조되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조만간 이란을 찾아 핵 프로그램 상황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 발언에 반대파 비판 의도가 담겼다고 보도했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말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달 초 경질된 요아브 갈란트 전 장관을 가리킨 것이라고 했다. 레바논 매체 로레앙투데이는 갈란트 전 장관이 호출기 폭발 작전에 반대했음을 시사한 발언이라고 했다. 온건파로 꼽히는 갈란트 전 장관은 가자 지구 전쟁 전부터 네타냐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개혁 시도에 반대했고 이스라엘 초정통파 하레디 군 면제도 반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미국이 생각처럼 이란을 강력히 압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포린폴리시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유조선을 나포하고 미국 무인항공기를 격추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을 폭격했을 때도 트럼프는 대응하지 않았다"며 "트럼프는 JCPOA보다 나은 협정을 맺고 싶어 했을 뿐 그 외에는 이란에 아주 온건했다"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고유가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면서 "트럼프가 더 강력한 (이란) 제재를 통해 같은 위험을 감수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이란과) 더 나은 거래를 하려 할지 아니면 미국인들에게 저유가를 보장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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