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서울보증보험 기업공개(IPO) 재도전은 주변환경도 돕고 있다. 피어그룹(유사기업) 멀티플이 첫 도전 당시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밸류(기업가치)는 첫 도전 때보다 낮추는 방안(관련기사)을 검토 중인데 경쟁사 멀티플은 높아졌다. 시장친화적 딜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10월 첫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할 당시 평가 밸류를 4조5560억원으로 제시했다. 2023년 상반기 말 순자산(4조8157억원)에 피어그룹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 0.95배를 곱한 수치다.
이는 첫 도전 실패의 핵심 원인이었다. PBR(0.95배)이 국내 현실과 동떨어진 비싼 멀티플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보증보험은 해외기업을 피어그룹에 포함시켜 멀티플을 높였다. 국내 피어그룹은 삼성화재해상보험(PBR 0.67배)와 DB손해보험(0.48배) 2개사로 PBR이 0.5배 내외였던 반면, 해외 피어그룹은 프랑스 코페이스(Coface)가 0.97배, 미국 트라벨라(Travelers)가 1.68배에 달했다.
이에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 PBR도 0.57~0.75배로 낮지 않았다. 희망밴드 하단기준 PBR(0.57배)이 국내 피어그룹 두 곳의 PBR평균치(0.57배)와 같았다. 서울보증보험이 삼성화재해상보함과 DB손해보험보다 우월한 에쿼티스토리(Equity Story)가 없다면 주장하기 힘든 멀티플이었는데 시장은 역시 외면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년 전 원하는 밸류를 맞추겠다고 국내 증시 현실과 맞지 않은 외국계 유사기업을 끼워넣은 것이 패인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1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정부가 올 초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보험업종 밸류가 상당히 제고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실적과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은 기업을 추려 스스로 저평가되는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보험업종은 국내 대표적 저평가 종목이라 정부 발표 직후 대다수 주가가 급등했다. 보험사들도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보조를 맞췄다.
그 결과 삼성화재해상보험은 이달 11일 종가와 올 상반기말 자산총계 기준 PBR이 0.99배로 1년 전(0.67배)과 비교해 0.32배 포인트 상승해 있다. DB손해보험도 같은 기준 PBR이 0.78배로 1년 전(0.48배) 대비 0.3배 포인트 가량 올랐다.
2개사 평균 PBR은 0.89배로 1년전 평균치(0.57배) 대비 0.32배 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공모 PBR(0.57~0.75배)보다 국내 피어그룹 평균치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재도전에선 피어그룹을 국내사로만 꾸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밸류를 결정짓는 순자산도 1년전 대비 증가해 시장친화적 가격에 일조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말 순자산은 4조9707억원으로 2023년 상반기말(4조8157억원)대비 1500억원 가량 늘었다. 순자산이 커졌기 때문에 PBR을 작년보다 낮게 적용해도 희망밸류를 산출할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재도전에서도 역시 밸류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피어그룹 멀티플과 순자산 등이 긍정적으로 개선됐기에 성공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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