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 후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동훈 대표와 친한(親한동훈)계의 '여당 내 야당' 기조가 주춤하면서 친윤(親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으로 윤 대통령 측근 그룹에 속하는 강명구 의원은 11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 위기 상황에 대해 "여론조사라는 게 지난번 대통령님께서 하셨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 반영이 안 됐다"며 "우상향 될 것이다, 우상향 되도록 여당 국회의원들이나 정치인들은 노력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크게 봐서는 우리 여당은 단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더군다나 우리 한동훈 대표께서 대통령의 사과를 긍정적으로 지금 평가하고 계시다"며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여당의 단결하는 계기가 우상향하는 여론조사를 만들어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강 의원은 "후속조치가 더 중요할 것 같다. 국정 쇄신이나 인적 쇄신, 또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부분들에 대한 후속조치를 어떻게 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우상향 여론의 반등은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정부·여당의 몫으로, 중심으로 해나가느냐에 따라서 여론은 좋아질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강 의원은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에 대해 " 대통령께서 저는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솔직하게 질문에 대한 답을 다 했다"고 평가하며 "물론 대통령님의 사과하는 모습이나 태도에 또 문제제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의혹에 대해서 이 의혹이 커졌다는 비판은 못 들어봤다. 그러니까 일단 진정성에는 지금 모든 국민들이나 우리 당 내에서는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과가 너무 두루뭉술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1시간 반 이상 말씀을 하시면서 사안 하나를 다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지 않느냐"며 "더군다나 사안 사안이 의혹만 있는 것들도 있고, 아직 드러나있지 않은 것들도 있다"고 방어막을 쳤다. 그는 "대통령께서 국민을 생각하는 그 마음,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정이고 진심이면 지금 당장은 화가 나서 돌아앉아 계시는 국민들께서 돌아앉아 다시 손을 잡아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대표 등이 주장해온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 강 의원은 "14일에 본회의 준비를 하는 의총이 아마 준비될 것"이라며 "거기에서 특별감찰관 얘기도 아마 할 것 같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국회의원들의 동의와 총의가 모아지면 하는 것이고 더군다나 야당이 지금 반대하고 있다"며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여야 협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슨 표결을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그는 부연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관련,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고 소탈하게 말씀하시다 보니 다소 옥에 티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윤석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수준의 모든 조치를 했다"며 "최소한 물길을 좀 돌렸다, 또는 숨통을 틔웠다"고 긍정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다만 "앞으로 후속조치를 계속 어떻게 해나가느냐 그것으로 전기가 마련될지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며 "후속조치들은 대통령실에서 할 수 있는 가능한 것은 전부 다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가장 해야 될 일이 인적쇄신"이라며 "지금은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용산을 향해 날을 세우기보다는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윤 대통령이 약속했다고 평가하며 통합 쪽에 방점을 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해 "지극히 당연한 말씀을 하셨다"며 "(담화) 내용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여권에서 지금 끌고 가야 될 이 상황이 어떤 상태인가를 좀 생각하고 반응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역시 한 대표는 수습 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반응을 보였다. 평소에도 한 대표가 그렇게 무리하는 분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수습 국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최고위원 역시 특별감찰관 문제에 대해 "여당에서 결정을 해도 민주당이 동의하고 협조해서 실제로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국회에서 3명 선출할 가능성은 저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현실적으로 우리 당에서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선출해 봤자 민주당의 협조가 되지 않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 선출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친윤계 내에서도 한 대표 측에 대해 여전히 날을 세우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인요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께서 지난주에 변하려고 애를 쓴 모습이 보였다. 우리 당도 변해야 된다"며 "당 안의 단합을 호소한다"고 했다.
인 최고위원은 "문을 열고 대화하는 것과 문을 닫고 대화하는 것을 우리 당에서 꼭 좀 구별해서 지켜줬으면 한다", "언론을 통해서 정부와 대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그간 한 대표 측이 '민심',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공개적으로 용산을 비판한 것을 에둘러 겨냥했다.
친한계는 한 대표가 지난 8일 대통령 담화에 대해 "대통령께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하셨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낸 이후 이른바 '여당 내 야당' 목소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임기의 반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 지난 7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께서 국민들께 약속한 사항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이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반을 지켜볼 것"이라고 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멀어졌던 민심과 다시 가까워지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여권 내 통합 쪽에 기운 메시지를 냈다.
장 최고위원은 다만 "(대통령이) 국민들께 드린 그 약속들은 지금 상황에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며 "그 약속들을 이행하는 것조차 망설인다면 민심은 우리에게서 완전히 멀어질 것"이라고 특별감찰관 임명 등 한 대표가 주장해온 쇄신 조치를 추진해가야 함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대통령 담화 발표 후 한 대표가 취하고 있는 태도에 대해 "한 대표가 굉장히 대통령 입장 발표 이후에 지혜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미 대통령이 국민께 고개를 숙인 것은 사실 아니냐. 사죄 입장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놓고 더 이상 당내에서 왈가불가 해봐야 전혀 실익이 없다"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 입장에서는 큰 줄기에서 봤을 때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과 관련돼서도 자제하겠다는 워딩(말)이 분명히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이제 실천을 해야 될 것인지, 특별감찰관제 임명을 포함해서 이렇게 가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만약에 한 대표가 '대통령의 대국민 입장 표명이 너무나 부족했고 흡족하지 않았고 미진했고…' 이렇게 얘기라면 완전히 당내 분란"이라며 "오히려 당이 해야 될 일, 또 용산 대통령실이 앞으로 해야 될 일에 대해서 일제히 빠르게 실천만 하면 된다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한 대표가 의도한 대로 지금 방향은 흘러가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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