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안 자동심장충격기, 문 닫힌 야간엔 무용지물"

옥천군 7급 공무원이 복지부의 관련 지침 개정 이끌어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자동심장충격기(AED)는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동심장충격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폐소생술(CPR)과 함께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유용한 수단이어서 공공장소나 다중이용시설, 산업체 등에 설치가 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건물 안에 설치돼 출입문이 닫힌 야간이나 새벽에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접근성 문제가 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제안을 통해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옥천군 보건소 김오현(간호 7급) 주무관은 지난해 행정제도 개선 과제로 "건물 안 AED를 밖으로 옮겨놔 24시간 이용할 수 있게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평소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던 중 이태원 참사 당시 주민센터 문이 잠겨 AED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제안서를 썼다고 한다.

그의 제안은 옥천군을 거쳐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재난의료과에 제출됐고, 1년여 만에 관련 규정이 바뀌는 결과로 이어졌다.

복지부가 지난 5월 '공공장소 및 다중이용시설의 AED 설치 및 관리지침'을 변경해 설치 장소의 운영(영업) 시간을 고려하고, 장시간 출입이 가능한 곳에 두도록 지침을 바꾼 것이다.

이 사례는 최근 행정안전부의 '적극행정을 통한 그림자·행태규제 개선 사례'로도 뽑혔다.

옥천군은 행안부 주관 올해 3분기 그림자·행태규제 개선 신규 사례로 이 사례를 비롯한 36건이 이름을 올렸다고 11일 밝혔다.

옥천군 관계자는 "고가인 AED는 도난 우려 때문에 건물 안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오픈된 외부 공간에 둘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바뀐 지침에 따라 군청사 안에 있던 AED를 민원실 현관 앞으로 옮겼다.

또 CCTV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공공시설 AED도 형편에 맞춰 건물 외부로 옮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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