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우가 선과 악의 극단적인 얼굴을 동시에 연기한다면, 그 매력은 배가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각각의 작품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손석구, 정해인, 그리고 김정진이 보여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에 대한 기록들.
〈나의 해방일지〉와 〈범죄도시2〉 손석구
JTBC 〈나의 해방일지〉 스틸
영화 〈범죄도시2〉 스틸
손석구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2022년 4월~5월 방영)에서 무뚝뚝하지만 내면에 따뜻함을 간직한 ‘구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과묵한 태도 속에 아련한 감정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천천히 움직였다. 반면, 동시기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2022년 5월)에서는 잔혹한 빌런 ‘강해상’으로 180도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그는 폭력성과 냉혹함을 극대화하며 스크린을 장악, 관객들에게 강렬한 공포를 안겼다. 같은 시기에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가며 손석구는 독보적인 연기력을 입증했고,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엄마친구아들〉과 〈베테랑2〉 정해인
인스타그램 @tvn_drama
박선우 역 정해인 / 영화 〈베테랑2〉 스틸
정해인은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2024년 8월~10월)에서 따뜻하고 이성적인 건축사 ‘최승효’로 분했다. 현실적이고 다정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배석류(정소민)와의 로맨틱 케미로 대세 로코남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영화 〈베테랑2〉(2024년 9월 개봉)에서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열혈 순경 ‘박선우’로 등장한 그는 정의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진짜 정체는 사적 제재를 일삼는 ‘해치’였다.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두 작품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한 정해인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정숙한 세일즈〉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김정진
엄대근(좌) 역 김정진 / JTBC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스틸
최영민(우) 역 김정진 /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김정진은 현재 방영중인 JTBC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와 KBS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주목받고 있다. 〈정숙한 세일즈〉에서는 엉뚱한 약국 알바생 ‘엄대근’으로 등장해 어리바리한 매력과 코믹한 연기로 웃음을 선사하며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반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는 폭력적인 가출팸 리더 ‘최영민’으로 변신해 잔혹하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극의 긴장감을 주도한다. 김정진은 동시기에 방영된 두 작품에서 완전히 다른 결의 연기를 선보이며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실히 각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