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신흥국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정크본드 투자가 관심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환보유액 증가, 채무 구조조정 협약 등 기초여건(펀더멘털) 개선이 나타나는 신흥국 정크본드에 투자함으로써 세계 금리 하락 위험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로 인한 통화 변동성에서 비껴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신흥국 정크본드는 올해 대부분에 걸쳐 랠리를 펼쳤는데 블룸버그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익률이 14%로, 투자등급채권 수익률 2.8%를 크게 웃돈다.
UBS애셋매니지먼트의 신흥국 채권책임자인 샤마일라 칸은 올해 들어 최소 23%를 기록한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파키스탄 정크본드의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기초여건이 개선되고 있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서 벗어나는 신흥국 채권들이 계속 성과를 낼 것"이라며 "수익률이 60%, 70%는 아닐지라도 두 자릿수는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동성이나 신용등급 우려가 있는 신흥국 정크본드 투자는 다른 위험 자산이 불안정한 시기에 유용한 틈새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엘살바도르,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정크본드가 급등했는데 이런 급등이 시장 변동성이 심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그날 신흥국 통화지수는 미 달러화 급등과 미 국채 금리 급등에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한때 3.3% 급락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13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 구조조정에 가까워지고 있고, 거듭해서 디폴트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채무 재조정을 피하면서도 엄격한 긴축 정책으로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픽텟애셋매니지먼트의 수석 채권 펀드매니저인 사브리나 제이콥스는 구제금융을 지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잠재적 재협상 및 바이백도 신흥국 정크본드 투자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 대선을 앞두고 위험한 포지션을 줄이고, 튀르키예와 이집트 등 미 대선과 상관없는 종목에 집중하고, 위안화 변동성 증가에 베팅했다.
제이콥스는 "여전히 포트폴리오에서 하이일드 회사채와 국채가 조금 많다. 트럼프와 너무 연관되지 않은 포지션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위험 자산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시기에 지정학적 여파, 긴장된 무역관계, 유동성 문제 등에 여전히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품과 이민에 대해 강력한 제한을 내건 트럼프의 공약은 미국의 차입비용 상승과 달러화 강세에 대한 베팅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는 신흥국 투자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신흥국 통화에 압박을 가하며 금리 인하를 제한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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