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디지털자산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비트코인이 8만달러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레드스윕(Red Sweep)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내년 트럼프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이에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일(현지시간) 8만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을 디지털자산 산업에서 선두 지위를 지키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기조에 기인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기간 동안 자신을 ‘가상화폐 대통령’이라고 칭한 바 있다. 또한 ‘비트코인 전략 보유고’를 언급하고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가상자산은 트럼프 트레이드 대표 자산으로 꼽히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 주도로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자산으로 지정하고 법안으로 마련해 보유하고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비트코인 비축 법안’으로 해당 법안은 5년 동안 100만 비트코인을 확보하고, 최소 20년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발의한 ‘비트코인 액트’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 미국 정부는 21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며,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1%에 해당한다.
코인쉐어스 제임흐 버터필 리서치총괄은 “비트코인 비축 법안이 통과될 경우 비트코인의 가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교체에도 눈길이 쏠린다. 규제 방향성에 있어 위원장의 성향은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SEC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 승인을 통해 5년 임기로 임명된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해임되고, 트럼프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규제 기조에 맞는 새 위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의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규제 완화 기대감은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에 더 큰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주로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간주되는 반면,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이라는 측면에서 잠재력이 더 크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와 더 잘 맞물린다는 평가에서다.
실제 트럼프 효과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상승률이 더 가파르다. 대선 전날부터 최근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의 상승률은 약 10% 수준이었지만,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2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에 대한 이슈로 발목이 잡혔던 알트코인의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 트럼프 당선 이후 솔라나 등 디지털자산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점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증권성 리스크 완화가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디지털자산 기업과 알트코인이 주목받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외 다른 종목에 대한 디지털자산 현물 ETF 승인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었다면, 시장은 내년 트럼프발 규제 완화 효과에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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