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었던 블루수소 생산 플랜트가 예상치 못한 수요 부족으로 생산 목표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등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억지로 수요를 창출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김한규 의원실이 한국중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초 연간 25만톤으로 계획된 블루수소 생산량이 절반 수준인 12.5만톤으로 줄었고, 실제 필요한 수요량은 10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요 부족'이 블루수소 플랜트 건설 억제
블루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만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전환(RE100)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블루수소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한국전력공사 외에는 구매할 기업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결국 수요 확보가 어려워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공기업인 한전이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족한 수요를 채우기 위해 광양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E&S 소유의 노후 LNG 복합 발전소를 보령으로 이전하고, 이 설비에서 수소 혼소 발전을 적용하려는 계획이 드러났다.
이는 기존 정부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보령 지역 사회는 블루수소 공장을 위해 노후 가스발전소를 유치하려는 시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 "재생에너지 투자해야...가스 의존 고착화는 문제"
전문가들은 블루수소 플랜트와 가스발전 혼소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집중하지 않고 가스 의존을 고착화하는 것은 문제"라며, 에너지 전환 흐름에 발맞춰 공기업부터 책임감을 갖고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E&S의 경우,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후화된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LNG·블루수소 수요처 확보에 막대한 자원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가스팀 팀장은 "합병과 함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과감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한규 의원은 "중부발전이 블루수소의 수요가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공기업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며 "공기업이 친환경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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