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시 금천구 LG전자 가산 R&D 캠퍼스에서 만난 김승엽·장진호 LG전자 책임은 지난 3일 열린 ‘2024 JTBC 서울 마라톤’에서 장애인 프레임 러너 페이스 메이커로 참여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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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러닝은 페달이 없는 프레임을 이용해 달리는 자전거 스포츠다. 전 연령대 장애인을 위한 운동으로 주목받아 지난해 세계장애인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LG전자는 서울시 및 서울시체육회와 사회공헌 업무협약을 체결해 뇌병변 장애인들의 마라톤 훈련과 대회 참여를 지원했다.
김승엽 책임과 장진호 책임은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장애인 참가자와 짝 지어 목표 거리를 완주할 수 있도록 함께 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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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달릴 수 있기를”
훈련은 하루에 약 두 시간 진행했다. 장 책임은 20대 후반의 러너 김동현씨와 함께 했다. 4km 완주가 목표였다. 장 책임은 훈련을 함께 하며 김씨와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겪는 일상 속 불편함을 어렴풋하게 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장 책임은 “파트너가 ‘내가 이렇게 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한 소감이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며 “햇살이 내리쬐고 바람도 시원한 그런 좋은 날씨에 비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도 동일하게 달릴 수 있는 권리와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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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메이커로서 고난은 훈련 기간이 아니라 대회가 끝난 뒤 찾아왔다. 장 책임과 김씨는 대회를 마친 후 한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았다. 매장 입구에 큰 턱이 있어 장 책임이 김씨를 부축하고 들어갔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장 책임은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드나들던 곳이었지만 누군가를 앞에서 부축하면서 매장에 들어가려니 땀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며 “우리 사회의 장애인 접근성이 아직 높은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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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엽 책임은 3년 전부터 달리기를 꾸준히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인 참가자의 훈련에 집중했다. 그의 파트너는 19세 변진혁군이었는데 대회 참가자 중 속도가 가장 빠른 선수였다. 이에 10km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김 책임은 “걷거나 달릴 때 양 발 모두 안정적으로 앞으로 내딛어야 하는데, 함께 한 파트너는 오른발을 내딛는 데에 힘들어했다”며 “훈련을 같이 하며 달리기뿐 아니라 평소 걸음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많이 격려했다”고 돌아봤다.
◇ “취미로 따뜻함 나누고파…계속 함께 뛸 것”
이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데에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김 책임에게는 취미의 연장이었다. 한 마라톤 대회에서 시각장애인과 함께 뛰는 페이스 메이커를 본 게 계기였는데, 그 이후 혼자만의 만족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달리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에 2년 전부터 회사 밖에서 지적장애인 러닝 페이스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다.
김 책임은 “개인 시간은 투자하지만 얻는 게 더 많을 거라고 말하며 동료들에게도 경험을 전파하고 있다”며 웃었다.
장 책임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호기심과 따뜻함을 나누는 보람이 참가 계기였다. 그는 폐양말목으로 방석 만들기, 동화책 만들기, 베리어프리 영화 자막 제작 등 LG전자에서 진행하는 자원봉사도 꾸준히 참여해온 ‘봉사 베테랑’이다. 장 책임은 “평소에 가볍게 뛰고 있는데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서 자원봉사도 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신청했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LG전자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이유 역시 거창하지 않다. 취미의 일종이면서 즐거운 경험을 쌓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이다. 이들은 “회사 안에서든 밖에서든 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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