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쌓아 올린 아성은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김가영이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LPBA 사상 최초 4개 투어 연속 우승과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또한, LPBA 최초로 상금 5억원을 돌파했고, PBA 투어에서 종전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이 보유한 최다 연승 기록(23연승)을 24연승으로 경신했다.
10일 밤 10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김가영은 프로당구 데뷔 후 처음 결승에 올라온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과 풀세트 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4-3으로 승리했다.
지난 3차 투어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8승을 달성한 김가영은 다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과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을 연달아 우승하며 3개 투어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이어 6일 뒤인 지난 3일에 시작한 이번 6차 투어에서 김가영은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오며 불과 14일 만에 시즌 4번째 우승트로피를 노렸고, 김민영을 상대로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여러 대기록을 무더기로 작성했다.
이번 결승전은 김가영이 초반 두 세트를 내주면서 쉽지 않은 승부를 이어갔다. 김가영은 1세트 7이닝에 김민영이 끝내기 5점타를 치면서 4:11로 패했고, 2세트 역시 5:5 동점에서 김민영이 4점타를 먼저 성공하면서 5:9로 끌려가다가 9이닝 만에 7:11로 졌다.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가던 김가영은 3세트에 김민영이 무득점으로 잠시 주춤한 사이에 11점을 완주하며 11:0(7이닝)으로 승리를 거두고 한 세트를 만회했다.
그러나 4세트에 이번에는 김가영의 큐가 계속 침묵을 지키면서 8이닝 만에 2:11로 져 세트스코어는 1-3으로 벌어졌다.
김민영이 승리까지 한 세트만 남겨두게 되면서 김가영은 그동안 쌓아 올린 아성이 대기록 작성 일보 앞에서 무너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김가영은 쉽게 내려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비슷한 위기 순간에도 여러 번 뒷심이 살아나 역전승 우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준 김가영은 이번 역시 패배 직전에 살아나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5세트를 11:2(7이닝)로 만회하고 한숨을 돌린 김가영은 6세트에 10:8까지 따라붙은 김민영의 추격을 따돌리고 11:8(13이닝)로 승리, 세트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패배 한 세트를 남겨 둔 상황에서 풀세트로 승부를 끌고 오며 상승세를 탄 김가영은 7세트 3이닝부터 5-3-1 연속타를 터트리며 9:3(5이닝)으로 승리를 거두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김가영은 "진짜 우승할 줄 몰랐다. 결승 초반에 김민영 선수가 너무 잘 쳤고, 내가 집중을 잘 못하면서 경기가 안 풀렸다. 내가 왜 계속 우승을 하는지 잘 모르겠고 얼떨떨하다"라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또한, "오늘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오늘처럼 응원이 간절했던 때가 없었고, 이렇게 와 닿았던 적이 언제였나 싶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프로당구 원년 시즌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에서 데뷔한 김민영은 지난 23-24시즌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처음 준결승에 올라온 뒤 이번 시즌 2차 투어와 4차 투어, 그리고 이번 6차 투어까지 징검다리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8강에서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를 3-1로 제압하고 시즌 세 번째 준결승에 진출한 김민영은 전날 임혜원을 3-2로 제압하며 LPBA 데뷔 5년 5개월 6일 만에 첫 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결승 첫 무대에서 상대가 독보적인 최강자 김가영이었기 때문에 승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여러 가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며 김가영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넣는 등 선전을 펼쳤다.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김민영은 인터뷰에서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너무 아쉽다"며 "6세트 때 2점을 남기고 칠 수 있는 공을 놓쳤는데, 그때가 이길 수 있는 기회였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상금 4000만원을 획득해 총 5억180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을 돌파했다.
이번 대회 '웰컴저축은행 톱랭킹상'은 64강전에서 애버리지 1.923을 기록한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가 차지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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