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이 사실상 ‘맹탕’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한 갈등’ 재점화 대신 ‘톤 다운’에 나선 모양새다.
갤럽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17%를 기록한데 이어 한 대표의 선호도도 보수 핵심 지역인 TK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김건희 특검법’ 대신 윤 대통령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이달 15일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尹‧韓 지지율 동반 하락에 ‘김건희 특검법’ 대신 ‘특별감찰관’ 추진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인 17%까지 떨어진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서며 ‘보수민심 이탈’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률은 전주 대비 2%포인트 내린 17%로 집계됐으며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포인트 내린 29%, 더불어민주당이 4%포인트 오른 36%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최저 지지율 기록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갤럽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0월 4주차 30%→10월 5주차 32%→11월 1주차 29%로 윤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하락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과 함께 한 대표 지지율도 심상찮은 모습이다. 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대표는 14%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실시됐던 조사보다 5%포인트 내린 수치다.
특히 한 대표의 지지율은 대구·경북(TK) 내에서는 24%에서 19%로, 60대(33%→28%)와 70대 이상(39%→19%), 국민의힘 지지층(48%→41%) 등에서도 감지됐다. (전화인터뷰 방식, 응답률 1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처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 이어 당과 자신의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서자 한 대표도 윤 대통령과의 전면 갈등을 피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하루만에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을 국민들께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본인이 윤 대통령에게 요구한 사안이 모두 수용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실천이 ‘민심에 맞는 수준’이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하고, ‘속도감’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며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안 하느니만 못하다’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 대표는 ‘국민께 약속했다’라며 윤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논의한다.
표결 가능성도 있지만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사실상 특별감찰관 임명을 수용한 것에 힘입어 현재로서는 합의 가능성이 높다. 친한(친한동훈)·친윤(친윤석열)계가 표결 없이 합의한다면 ‘김건희 특검법’ 통과 방어 카드로 특별감찰관 임명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유죄를 무죄로 바꾸려 무력시위 해”
한 대표는 이와 함께 본격적인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다. 이 달 이 달 15일 법원의 1심 선고가 예정 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정국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의 장외집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장외집회를 비판하는 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한 대표는 10일 ‘(이 대표가) 무죄라면 ‘판사 겁박 무력시위’ 대신 ‘재판 생중계’ 하자고 해야죠‘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만약 죄가 없어서 무죄라면 ‘이재명 대표 재판 생중계’만큼 이대표와 민주당에게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는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절대로 생중계 못하겠다고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는 “민주당이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판사 겁박 무력시위’ 대신에 ‘이재명 재판 생중계 무력시위’ 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이나 이 대표에게 무죄 생중계는 엄청나게 이익이 될 희대의 이벤트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유죄라고 생각하니까 유죄를 무죄로 바꾸라고 ‘판사 겁박 무력시위’ 하는 것”이라며 “법원의 선고가 앞으로도 계속 될 테니 민주당이 다음 주에도 ‘판사 겁박 무력시위’ 또 한다던데, 앞으로 이 대표 모든 범죄혐의 판결 끝날 때까지 몇 년이고 아름다운 서울의 평온한 주말을 민노총과 합체해 교통통제해서 차 막히게 하고 폭력으로 어지럽히겠다는 건가”라고 민주당과 이 대표를 비판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 90%, 이재명 재판 생중계 원한다’라는 언론 기사를 첨부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8일 민주노총, 촛불행동과 민주당의 장외집회를 싸잡아 ‘판사 겁박 무력시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기대와 달리, 이 정도 무력시위로 명백한 유죄를 무죄로 바꾸게 하는 판사 겁박 안 된다”라며 “이재명 이라는 기득권 정치인 1명의 범죄 처벌을 무마해 주려고 선진국의 상식 있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선동에 넘어가 판사 겁박하러 주말에 거리로 나서줄 거라고 민주당과 이 대표는 크게 착각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는 “민주당이 민노총 세력과 합체해봐야 마찬가지”라며 “국민들 눈높이에 정부여당의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국민들께서 바라시는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오전에도 “역풍 받을까 두려워 마치 따로 따로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누가봐도 ‘민노총+촛불행동+더불어민주당’이 한 날 한 무대에서 ‘원팀’으로 하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이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위협받으면 피해는 국민 모두가 받는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의 장외 집회 전에는 “이 대표가 본인 범죄혐의에 대한 법원의 형사 판결 선고를 1주일 앞두고 총 동원령을 내렸다”라며 “대한민국 건국 이래 특정인의 범죄혐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을 막기 위해 진영 전체에 총 동원령을 내리는 이런 장면은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와 민주당도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라며 “만약 무죄가 날 거라고 예상했다면 이런 초유의 극단적인 총 동원령 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판사도 사람인지라 이런 극단적인 겁박에는 공포를 느낄 것”이라며 “이런 겁박에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성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2차 장외집회를 열었다.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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