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선 부산 KCC 이지스가 올 시즌 초반에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의 이중고를 겪으며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창진(61) KCC 감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면서 “저 얼굴 붓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최근 고된 일정 탓에 피로가 쌓인 것이다.
KCC는 지난해 국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자격으로 2024-2025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 출전하고 있다. 올해로 3번째 시즌을 맞는 EASL은 동아시아 농구 클럽 대항전이다. 문제는 KCC가 EASL과 프로농구 일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6일 마카오에서 경기를 하고 귀국한 뒤 9일 잠실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며 다시 13일에 필리핀에서 메랄코 볼츠와 EASL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후에도 EASL 조별리그 일정은 2경기가 더 남아 있다.
반복해서 국내외를 오가야 하는 빼곡한 일정은 선수단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저도 선수단도 다 힘들다. 쉽지 않다. 처음에는 ‘그렇게 힘들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해외 경기 일정을 위해서 새벽에 출국하고, 다시 국내 경기를 위해서 새벽에 귀국하고 하니까 많이 힘들다”면서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어쩌겠나. 익숙해져야 한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선수단도 컨디션 난조에 애를 먹고 있다. 이승현(32)은 마카오와 경기 중 발목이 돌아갔고, 허웅(31)은 몸살, 정창영(36)은 감기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단이 모두 좋은 컨디션은 아닐 것 같다. SK전이 끝난 뒤에 EASL 경기까지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재정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핵심 선수 최준용(30)과 송교창(28)의 복귀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창진 감독은 “최준용은 EASL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다. 충분히 시간을 가져보자고 선수와 얘기했다. 선수의 몸 상태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발바닥 부상은 예전에도 많이 다쳐서 고생을 했었다. 리그 중반에 다시 부상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로 몸을 잘 만들고 돌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부상 중인 송교창은 국제농구연맹(FIBA)이 지정한 11월 휴식기 이후에나 코트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KCC는 SK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57-93으로 36점 차 완패를 당했다.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허웅, 정창영, 이승현 등은 경기 내내 몸이 무거워 보였다. 활약이 필요했던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뼈아팠다. 디온테 버튼(30)은 12분4초를 뛰면서 단 1점이 머물렀고, 리온 윌리엄스(38)는 24분33초를 뛰면서 5득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팀적으로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조합이 맞지 않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나오는 공격 포인트나 비중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면서 “그래서 국내 선수들은 더 짜증이 나는 상황인 것 같다. (선수단 조합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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