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집회 현장에서 약 1.5㎞ 떨어진 서울 중구 광화문 인근에선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주사파 척결 대회’를 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구속’이란 구호 등을 외쳤다. 이날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는 민주노총 총궐기뿐 아니라 촛불행동의 ‘촛불대행진 집회’, 더불어민주당 주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 집회가 열렸고 한국노총도 여의도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을 내걸고 주최 측 추산 3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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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날씨가 완연해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정권 퇴진 운동과 탄핵 시도 규탄 집회가 맞불 집회 형식으로 세 과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매주 열리는 시위로 인한 교통 체증과 확성기 소음 등으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내달 5일까지 집회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진보계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이달 16일 서울 도심에서 정권 규탄 집회를 이어간다. 또 전국농민회총연맹이 20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전국농민대회를, 공공운수 노조가 이달 23일과 내달 5일 의사당대로와 숭례문 일대에서 공공성 강화 공동 투쟁 등을 위한 집회를 열 것으로 예고돼 있다. 이러한 집회는 가을철인 10월 이후 부쩍 많아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27일에는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 보수계열 개신교 단체가 동성혼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고 하루 전날인 지난달 26일에는 서초구 서초동에선 조국혁신당이 대통령 탄핵 집회를 열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가 맞불을 놓듯 제각기 집회를 열며 ‘확성기 경쟁’을 벌이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 서울 도심 공원과 박물관 등에 나들이하러 나온 시민들은 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모(28)씨는 지난 9일 경리단길 부근에서 신용산 쪽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으려다가 교통 체증을 겪었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정류장에서 버스 한 대를 놓치고 그 후로 40분 넘게 기다렸다. 택시를 탄 뒤에도 20분도 안 걸릴 거리를 50분 걸려 겨우 이동했다”면서 “집회를 하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동권이 이렇게 제약되는 구나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권모(36)씨도 “주말에 데이트하러 이 근처를 올 일이 있었는데 차도 많이 막힐 뿐더러 시끄러워서 오래 있고 싶지 않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회도 집회로 인한 시민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국회 회기가 시작되자마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집회의 허용 소음 기준을 강화하고 기준을 위반할 경우 그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에서도 이러한 취지의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19일 확성기 등의 소음기준을 법률에 직접 명시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법안을 제안하는 이유로 “최근에 일부 시위가 개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합리적인 비난 등의 헤이트 스피치로 변질되는 사례가 있어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서는 집회와 시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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