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NH투자증권과 손잡고 지난 달 14일 이후 고려아연 지분을 집중 매수한 정황이 포착돼 고려아연이 해당 거래 내용을 시세조종으로 보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 9월27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 입장을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붙잡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앞서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달 14일 NH투자증권이 고려아연 지분을 대규모 매도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벌어진 주가 급락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며 금감원에 시세조종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가 진행했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끝난 지난달 14일 이후 이달 7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증권사 창구는 NH투자증권이다. 이 기간 NH투자증권을 통한 순매수 물량은 약 32만2000주에 달한다. 순매수 2위 증권사 약 5만6500주보다 6배 많은 규모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측과 손잡고 이들에 1조5785억원(9개월, 연 5.7%)을 차입해 줬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 이후에도 100만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강세를 보인 것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의 추가 지분 매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을 통한 매수는 영풍 측이 집중 매수에 나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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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에 맞게 끊어지는 거래량… 단일 매수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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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마지막 날 NH투자증권을 통해 대규모 매도가 이뤄졌다는 점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이 국내외 증권사 가운데 이날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했다. 매도량은 5만8195주다. 두번째로 매도량이 많은 한국투자증권 4만1543주 보다 1만6652주가 많다. 이날 전체 매도량 32만5958주에서 NH투자증권을 통해 이뤄진 매도량은 17.9%에 이른다.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 영풍과 MBK 측에서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했을 부분에 대한 의혹도 있다.
10월23일 공개매수 종료를 앞두고 10월18일부터 NH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특이한 매수 흐름이 포착됐다. 매수주체 중 기타금융, 저축은행, 여신사 등은 통상 차익거래를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0월 중순부터 헷징없이 유독 NH투자증권을 통해 매수하는 물량이 많이 잡혔다. 거래량도 2만주, 4만주, 5만주 등 단위에 맞게 끊어져 업계는 매수자가 단일 주체임을 의심하고 있다.
MBK측에서 종금 등에 계좌를 열고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황 속에, 실제 SPC인 '주식회사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상호신용금고를 통해 매수한 물량으로 확인됐다.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5.34%의 지분을 취득한 이후 10월30일까지 5.72%로 추가 지분 취득했다. 이는 기타금융 순매수 전체 물량과 거의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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