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9일 이틀 연속 검찰에 출석해 12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둔 지난 7일 자신의 경솔한 언행을 사죄하기도 했던 명 씨는 정작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연일 언론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한편 명 씨는 본인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 윤 대통령이 물러나게 될 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농담이었다”라며 자신의 말을 뒤집기도 했다.
“휴대폰 버렸다…尹 통화 녹취 있었는지는 기억 안 나”
이틀 연속 창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명 씨는 이날 오후 10시 25분경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누구나 의견 낼 수 있듯 수많은 사람이 하는 의견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명 씨는 ‘대통령 후보에게 추천이나 의견을 냈는데 그중에서 채택되거나 받아들여진 것들이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그냥 의견을 냈지. 거기에 받아들이거나 이런 거는 잘 모르겠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냈는데 제가 의견을 내서 꼭 받아들였다? 그것도 좀 모순인 것 같다. 저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자신의 발언 녹취 공개에 대해 “강혜경씨에게 격려 차원에서 너스레 떨며 얘기한 것을 (언론에서) 사실화해서 얘기하는 것”이라며 “제가 그렇게 힘 있는 사람이면 말만 하면 다 앉혔지 왜 못 앉혔냐”라고 말했다.
이어 명 씨는 지난 대선 전후 자신이 썼던 휴대폰 3대를 다 버렸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취재진에 “지난 9월24일 포렌식업체에 가서 옛 휴대폰에 있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새 휴대폰에 옮겼다”라면서도 "포렌식업체 사장님이 제가 패턴을 몰라서 못 여는 것을 보고 이 전화기는 포렌식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갖다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버린 휴대폰에 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가 있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또한 명 씨는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에 관해서는 “그것은 제가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확인하고자 (창원시와) 3번 만났던 것”이라며 “하지만 제가 제안했던 대로 됐나. 정책 의견을 내는 게 잘못된 것인가”라고 밝혔다.
한편 명 씨는 김 여사에게 청와대 이전을 조언했다고 과시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청와대가 좋지 않다는 말을 (나 외에도) 여러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주장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8일 명 씨가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뒤진다)고 했는데 가겠나”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명 씨가 대통령실 이전에 개입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었다.
“경솔한 언행 사죄” → “기자 고발 할 것” 엄포
앞서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솔한 언행 때문에 공개된 녹취 내용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라고 밝혔던 명 씨는 태도를 바꿔 언론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명 씨는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창원국가산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계좌 추적해서 1원이라도 나왔나’라고 답변 하자 ‘본인이 신용불량자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다 받아놓고 왜 지금 와서 계좌 추적 가지고 그러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소속과 이름을 묻고는 “당신이 거짓뉴스 뿌렸구나”라며 “당신이 허위보도, 거짓 보도했잖아”라며 소리쳤다.
이어 명 씨는 해당 기자를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자리를 떴다.
앞서 명 씨는 검찰에 출석하면서도 기자들 앞에서 “언론이 계속 거짓의 산을 만들고 거기에 또 거짓이 나와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왜 언론이 쓴 허위 보도, 가짜뉴스를 가지고 조사를 받아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 씨는 “제가 어제 조사 받을 때 내용이 언론에서 나온 기사.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보도들에 질문 받고 답변했다”면서 본인에 대한 매체별 보도와 일부 기자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자신이 ‘내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 윤 대통령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 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농담이었다”라며 인터뷰 당시 다섯 살 딸과 배우자 앞이라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한 명 씨는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 위반 아니냐. 거기에 대해 조사를 받아야지 왜 허위보도, 가짜뉴스를 갖고 조사를 받아야 하냐”고 말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이 나눈 텔레그램이 있고 수 십 명이 봤다고 하는데 그 수 십 명이 누구며 증거 있느냐”라며 “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으러 왔다. 윤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 나눈 게 그렇게 중요하냐”라고 했다.
또 “질문을 하려면 사실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실에 근거해서 저한테 질문하라”며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 8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명 씨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거짓뉴스, 허위보도, 그 허위보도를 퍼나르는 패널들, 방송에 나와서, 그분들이 우리 시대의 십상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은 거짓의 산이 두 개가 있다. 뉴스토마토가 발생한, 그다음에 강 씨가 발생한 거짓의 산들이 조사를 받으면서 하나하나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본인과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첫 보도한 뉴스토마토와 제보자에 책임을 돌렸다.
한편 검찰은 명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명 씨는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김 전 의원 측으로부터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천여 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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