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9일 서울 도심에선 총 13만여명이 모인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의 “윤석열 정권 퇴진”요구 집회와 ‘김건희 특검법’ 도입을 촉구하고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집회가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민주노총 포함 시민사회단체, ‘윤석열 정권 퇴진’ 외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 진보대학생넷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숭례문 앞과 세종대로 일대를 중심으로 총 집결해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 등 산하 16개 노조는 오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서울정부종합청사, 통일로,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 종로구 전태일 동상 앞, 청계천, 종각사거리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각각 사전집회를 열고 오후 4시경 본 집회에 합류했다.
이날 본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만 여명이 참가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민주노총 로고가 적힌 남색 조끼를 입고 ‘윤석열 퇴진’ 로고가 적힌 빨간색 띠를 머리에 두른 뒤, “퇴진만이 살길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 국정농단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면서 “헌법유린 민주 파괴 윤석열 정권 지금 당장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 퇴진이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및 “11월 20일 2차 총궐기와 12월 7일 3차 총궐기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반드시 퇴진광장을 열어나가자”고 외쳤다.
대회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분노한 시민들은 이 나라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 묻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눈과 귀를 닫고 제멋대로 폭주를 멈추지 않겠다 한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끝장토론은 이 정권의 끝을 보여주었다. 권력 주체인 국민들이 틀렸다! 바꾸라! 요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못하겠다! 안 하겠다! 답했다”고 외쳤다.
이어 “윤석열 정권을 몰아낸 자리에 노동자 민중의 권력을 세우자.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법의 보호를 받고 노동조합을 할 수 있도록, 실질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노동기본권을 쟁취하자, 의료와 돌봄, 에너지와 교통 공공성의 강화로 기후위기와 인구소멸을 극복하자”며 “새로운 세상을 윤석열정권 퇴진 광장에서부터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지금 KBS가 국민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보는가? 아니다. 용산을 위해 진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대통령 기자회견도 검증 없이 받아쓰기만 하면서 김건희 의혹을 숨기고 있다. 이에 KBS는 싸우고 있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박 본부장은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를 두고 “김건희가 받은 300만 원짜리 디올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불러 KBS를 전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든 박장범이 다음 KBS 사장 후보자가 됐다”고도 주장했다.
행동하는 경기대학생연대 유매연 대표도 “윤석열 정권 아래서 단 하루도 더 버틸 수 없다”며 “우리 매주 퇴진광장에 나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자. 대통령이 기대하는 2년 반은 이제 없다”고 외쳤다.
민주노총·시민단체 집회서 폭력 사태 발생해 경찰 11명 연행
민주노총의 집회 곳곳에선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의 크고 작은 충돌도 발생했다. 경찰은 이에 경찰을 폭행하는 등의 혐의가 있는 집회 참가자 11명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참가자 14명은 물리적 부상도 입었다. 경찰은 현재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집회 참가자들을 서울 일선 경찰서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9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권이 평화적인 민주노총 집회에 난입해 충돌을 유도하고, 집회 참가 중인 조합원을 폭력 연행했다”며 “특수진압복으로 무장한 경찰은 집회장소로 이동하거나, 집회장소에 앉아 있던 조합원들을 향해 갑자기 방패로 밀어붙이며 충돌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은 폭력으로 지킬 수 없다”며 “민주노총은 폭력을 행사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릴 것”이라며 경찰의 진압을 규탄했다.
한국노총 “투쟁과 저항의 길 가겠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 2024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쳤다.
집회 시작 30분 전부터 여의대로 일대에 모인 3만여 명은 '단결투쟁'이라고 쓰인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인 파란 한국노총 조끼를 입고 모여 ‘김건희 특검’’ 혹은 “윤석열 정권 반노동 정책 심판”이라 적힌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한국노총 집회에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 용혜인 민주당 의원도 연사로 참가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권이 노동자·서민의 삶을 보살피고 챙길 능력도 의지도 없다면, 우리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고 쟁취해 나가야한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이든, 탄핵이든, 하야든, 이제 현장과 국민의 분노는 임계치를 넘었고, 한국노총은 현장의 민심이 가리키는 데로 투쟁과 저항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오늘의 전국노동자대회는 우리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앞으로의 끈질긴 투쟁을 결심하는 자리”라며 “투쟁하는 노동자가 역사를 만들어 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해왔다. 현장의 힘을 믿고, 국민과 함께하는 정권심판 투쟁의 길로 총진군하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 연사로 참석한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에 투쟁하고 진정한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이자리에 섰다”며 “윤석열 정권 들어서 노동 탄압 정책만 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노조와 함께 하겠다. 노조법 개정, 노동시간 단축,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민주당이 한국노총과 반드시 함께 관철하겠다”고 외쳤다.
다음 연사로 나선 용혜인 의원은 “피와 땀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말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려야 할 때”라며 “부정의한 권력을 내쫓기 위해 다시 뜨겁게 광장에 모입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집회 참석자들은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3조 재개정 •5인 미만 근기법 전면 적용 • 노동시간 단축 •임금체불 근절 •최저임금 차별・성차별 폐기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노후소득과 건강권 보장, 양질의 돌봄 사회를 위한 •65세 법정 정년연장 •국민연금 개악 저지 •의료돌봄 공공성 강화 ▲정치기본권과 노동3권 보장 ▲노사자율 타임오프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 ‘김건희 특검’, ‘전쟁 반대’ 주제로 집회 열어
이날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의 ‘1차 총궐기 대회’ 및 한국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뒤, 서울 숭례문 앞에서는 오후 6시 30분부터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지난 2일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열린 '1차 국민 행동의 날'보다 그 참석 인원과 규모가 확대돼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조국혁신당까지 범야권 정당 인사들이 함께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이 찬조 연설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2차 장외집회 주제로 ‘김건희 특검’과 ‘전쟁 반대’를 내걸었다. 민주당은 집회와 같이 전쟁 반대 서명운동 또한 진행했다. 이에 발맞춰 집회 참석자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 '전쟁 반대 평화 수호'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연설에서 “무능한 것, 무책임한 것, 대책 없는 것을 넘어서서 그들은 국민들의 삶과 이 나라의 미래에 아예 관심조차 없다”며 “국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인데, 국민과 국가에 위태롭게 사용한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왜 이 나라는 평화의 위기를 넘어서서 이제는 전쟁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가?”라며 “남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에 우리 국군은 왜 보내며 살상 무기는 대체 왜 보내는가?”라며 윤석열 정부의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전쟁 책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저렇게 강성해 보여도 결국 그들은 우리가 맡긴 권력을 잠시 대신 행사하는 한 인간들일 뿐”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 나라가 김건희 왕국으로 전락했다”며 “국민들은 ‘못살겠다’ 아우성인데 국정농단 권력놀음에 취한 저들은, ‘이대로 영원히’를 외치고 있다”고 외쳤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대국민선전포고”라며 “대한민국의 실질적 통치자는 김건희다! 그러니 찍소리 말고 가만히 있으라! 이것이 대국민담화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이제 관망은 끝났습니다. 더 이상 관용은 없습니다. 이제 행동해야 할 때이고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은 김건희-윤석열 부부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 '김건희를 특검하라'라는 구호 외에도 '윤석열을 심판하자' 구호도 추가로 선창했다. 이에 집회 장소에서는 ‘윤석열 탄핵’이라는 떼창이 나왔다. 간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9일 집회의 참석인원은 주최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1만 5천명으로 집계돼 지난주 집회보다 오히려 참석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집회참여 문자까지 돌렸음에도, 참여자 수가 지난주 집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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