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ESG] 꼴찌 한화오션, 미 MRO 발목 잡는 B+ 성적표

[K-방산 ESG] 꼴찌 한화오션, 미 MRO 발목 잡는 B+ 성적표

데일리임팩트 2024-11-10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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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한화오션은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상장사 ESG 평가 등급 공표에서 주요 방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B+성적을 받았다. 대부분의 방산업체들이 종합평가 A등급인 가운데 한화오션만 2022년 A에서 한 단계 하락한 이후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안전사고의 발생, 대우조선해양부터 끌어 온 지배구조의 문제, 목표만 세워놓은 환경 리스크로 ESG 꼴찌 불명예를 안았다.

올해 꼴찌를 기록한 이유는 근로자 사망사고 등 안전사고의 발생 때문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이하 금속노조) 등은 올해 들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른 것과 관련해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 법인·대표를 고발했다. 금속노조는 “여러 차례의 중대재해에도 불구하고 한화오션은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은 고사하고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국내 조선소 사업장에서는 13건의 중대재해로 17명이 사망했다. 그 중 한화오션에서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1월 가스폭발 사고로 20대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졌고, 같은 달 협력업체 소속 잠수부 1명이 잠수 작업 도중 숨졌다. 지난 달에는 협력업체 근로자가 32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 밖에 온열질환 의심 사망 1명, 원인불명 익사 1명로 총 5명의 근로자가 한화오션에서 목숨을 잃었다. 

한화오션 거제영업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영업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올해 초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61개 조항을 위반해 2억6555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연 이은 중대재해 발생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은 참고인으로 참석한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와 미소를 지으며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눈총을 받았다.

한화오션은 안전 아카데미 설립,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 협력사 안전 지원 및 안전요원 확대 등 안전 문화 개선에 3년간 1조9760억원을 투자해 중대재해를 적극 예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소 잃고도 외양간을 못 고친’ 형국이 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분식회계 관련 재판이 마무리 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원과 직원의 임금 차이는 12.8배로 업종 평균 8.8배에 비해 크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연봉인상을 인상을 두고 “연봉을 인상하면서 기존 월차휴가 등을 없애고 이를 기본급으로 전환한 것”이라는 직원들의 불만에 직면했다. 보상체계에 대한 불만은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를 꺾고, 숙련된 직원의 이탈을 야기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한화그룹 편입 이후 12월 ESG 2030 목표를 승인했다. 핵심 지표로는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선박 전환 ▲안전사고 예방 ▲공급망 ESG평가 ▲준법윤리경영실천평가 등 5개 항목을 선정했다. 2022년 1순위였던 친환경 선박 전환을 2위로 내리고 안전사고 예방을 우선순위로 올렸다. 중대재해 제로의 목표는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2023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직‧간접배출은 2022년 41만6679tCO₂eq에서 지난해 31만7725tCO₂eq로 늘었다. 기타 배출량도 2060tCO₂eq에서 2903tCO₂eq으로 늘었다. 에너지 사용량은 5731TJ에서 7395TJ로 늘어 환경지표는 모두 악화됐다. 

ESG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법적인 강제로 자리 잡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실현이 힘든 방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K-방산의 수출 증가를 경계하기 위한 수단으로 ‘ESG 허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한화오션의 3분기 어닝쇼크에는 중대재해로 인한 작업 중지가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한화오션은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 2조7031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1% 증가, 영업이익 65.5% 감소한 수치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나라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강조하며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MRO)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화오션은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하반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과 MRO 계약을 체결, 현재 거제사업장에서 미국 군수지원함에 대한 창정비를 진행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유리한 고지에 있다. 최근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오션이 장애물 없이 질주하기 위해서는 ESG 허들을 넘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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