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업소 장부에 '착한 X'이라고 적힌 그 남자…법원이 무죄 선고한 이유

판결 자료사진 / 픽사베이

성매매 업소 장부에 ‘착한 놈’이라고 적힌 현직 경찰관이 2심에서 성매매 혐의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왜 이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일까.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2부(김창현, 김성훈, 장찬 부장판사)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50만원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월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단순 마사지 업소인 줄 알고 갔지만 방 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자 바로 나왔다"며 성매매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그가 업소 실장에게 돈을 입금한 점, 업소 실장의 문자 메시지가 단순 마사지 예약으로 보기 어려운 점, 그리고 업소 장부에 A씨의 개인 정보와 함께 ‘착한 놈’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었던 점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해당 업소는 고객에게 특별한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나쁜 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착한 놈'이라고 적힌 A씨 정보는 성매매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해석됐다.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A씨와 성매매 여성 간에 성교행위가 있었음을 충분히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1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장부를 작성한 업소 실장이 성매매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그가 문제 없이 돈원을 입금받고 '착한 놈'이라고 기록한 사실만으로 실제 성행위가 있었음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성행위를 하지 않았고 18만원도 환불받지 않고 나왔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보기 드문 상황이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A씨가 업소 실장에게 운전면허증 등을 보내 자신의 신분이 노출된 상태였기에 일을 크게 만들기보다는 돈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재판부는 봤다. 검찰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