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글로벌 히트를 기록 중인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촉각이 곤두섰다. 위고비의 아성을 깨기 위해 차별점으로 마이크로니들에 주목, 주사 투여에 부담감을 느끼는 환자들을 노리는 분위기다.
9일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은 현재 전 세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시장이 현재 4조원 규모에 달하며, 2030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PL-1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도우며, 비만치료제의 ‘키’가 된다.
지난달 중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국내 출시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지형변화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위고비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함께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휩쓸고 있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복용한 약으로도 유명하다.
아직 상용화까지 성공한 국산 비만치료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비만치료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평균 15%의 체중감량 효과를 띠는 위고비의 등장에 정면승부 대신 차별화 전략을 취하는 양상이다.
이들이 차별화 전략으로써 선택한 제형은 ‘마이크로니들’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미세바늘을 패치 형태로 몸에 부착해 혈관이 아닌 피부로 약물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기존 패치제로 전달이 어려운 고분자 약물까지 전달할 수 있어 글로벌 바이오텍들이 주목하는 부문이기도 하다.
비만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마이크로니들에 기대를 거는 배경에는 위고비가 주사제라는 점이 있다. 위고비는 투여자가 스스로 배나 허벅지에 주 1회 피하주사하는 방식을 띤다. 따라서 직접 주사하는 행위에 부담감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와 함께 세미클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 ‘DWRX5003’ 임상 1상을 준비 중에 있다. DWRX5003은 주 1회 피부에 부착 시 마이크로니들이 미세혈관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형태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을 준비 중이다.
‘동아ST’는 ‘주빅’과 함께 비만치료제를 위한 마이크로니들 제형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아ST는 원료공급과 동물실험 기반 성능 입증을, 주빅은 마이크로니들의 제형화와 품질분석을 맡는다. 두 기업은 2020년부터 호르몬제 제형화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대원제약’도 ‘라피스’와 손잡고 마이크로니들 제형의 비만치료제 ‘DW-1002’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의 ‘마이크로니들 기술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책과제에 선정, 지난 3월에는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얻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강자 위고비가 우리나라 시장에 풀린 만큼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는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마이크로니들은 직접 주사하는 데 부담감이 있는 환자들에게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부작용 최소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위고비는 구토, 폐렴, 췌장염 등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된 상태”라면서 “국내 기업이 제형 변경과 부작용 최소화를 동시에 이뤄낸다면 전 세계적인 주목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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