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에 따르면 12일 열릴 예정인 동덕여대 교무위원회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다뤄진다. 학교 측은 “여러 발전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구체적 논의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학생들은 공학 전환 발상 자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동덕여대 학생들은 인문관“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철회를 촉구한다”를 적은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여학생들은 공학 전환이 자칫 학생 목소리를 약화할 우려가 크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동덕여대 재학생 하모(22) 씨는 “학교의 대표 구호가 ‘민주 동덕’인데, 우리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런 중대한 결정을 시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교 측이 그동안 공대 신설이나 교수 증원 같은 학생들의 요구는 묵살하다가 엉뚱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학생은 “학교 수면실에 외부 남성이 무단으로 들어와서 취침하는 사건도 있었고, 그때 외부인 출입을 막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학교 측의 소극적인 대처를 지적했다. 그는 이와 같은 기본적 요구는 무시하고 공학 전환 같은 중대 사안에만 집중하는 학교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총학생회는 8일 입장문을 발표해 여대가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논의의 장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며 공학 전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학생 A(21) 씨는 “공학에 다니는 친구의 에브리타임 게시판을 보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이 많다”며 공학 전환 시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학생 B(21) 씨 또한 “여대의 장점은 학생회장이나 모든 활동의 주체가 여학생이라는 점이고, 페미니즘에 관한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공학 전환으로 이런 장점이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동덕여대 관계자는 “교무위원회에서 남녀공학 전환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구체적 결론에 도달한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여대의 공학 전환 시도는 동덕여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018년 성신여대 역시 공학 전환을 추진하다 학생들의 반발로 결국 사과한 바 있다. 현재 전국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를 포함해 7곳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여대의 공학 전환 논의가 입학 정원의 감소 문제와 맞물려 있다며 “지금 여대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대는 남성의 시선과 판단 체계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발언하고 사고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여대가 제공하는 검열 없는 발언의 자유와 자율적 사고의 장이 여전히 가치 있다고 뉴스1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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