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선정된 해산물은 바로 골뱅이다.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유명한 골뱅이는 술안주로 주로 소비된다. 특히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골뱅이무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아 간식으로도 적합하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골뱅이를 즐겨 먹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전 세계 골뱅이 생산량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소비한다고 한다. 한국 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에 저 멀리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 캐나다, 불가리아에서 골뱅이를 많이 수입한다. 그중에서도 골뱅이를 한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의 일부 어민은 겨울철 골뱅이 잡이로 생계를 유지할 정도다. 한국의 수입 수요가 워낙 커 영국의 일부 어부들은 한국의 안전을 위해 기도까지 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려졌다.
두 번째 해산물로는 곰장어가 꼽혔다. 표준어로는 먹장어로 불리며, 불에 구워질 때 몸을 꼼지락거리는 모습 때문에 ‘꼼장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먹장어는 턱이 없는 무악하문 어류로서, 장어와 달리 해저의 사체를 먹고 사는 독특한 생태를 갖고 있다. 곰장어는 피부에서 끈적한 점액을 분비해 포식자로부터 보호하는 특징이 있다. 한국은 사실상 유일하게 곰장어를 먹는 나라로, 연간 약 4500톤을 수입해 소비한다. 본래 조선 말 흉년 시기에 구워 먹기 시작한 음식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부산 자갈치 시장 인근 곰장어 가죽 공장이 생기며 부산 주민들이 남은 살을 구워 먹으면서 음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며, 곰장어 수출 과정에서 트럭 전복으로 점액질이 길거리를 뒤덮는 사고가 일어나 불도저로 청소하는 일도 있었다.
세 번째 해산물로는 푸른꽃게와 청색꽃게가 꼽혔다. 이 해산물은 이탈리아 조개 양식장에 심각한 피해를 주며 주목받았는데, 이탈리아 정부는 푸른꽃게를 포획하고 폐기하는 데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버릴 거면 우리에게 달라’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결국 한국으로의 수출이 이뤄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은 현재 튀니지산 청색꽃게를 수입 중이며, 푸른꽃게는 한국 내 꽃게 가격보다 조금 저렴하게 판매된다. 대체재로 자리 잡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김지민이 선정한 네 번째 해산물은 노르웨이 고등어다. 다만 노르웨이에서 고등어가 골칫덩이는 아니다. 나라를 부자로 만들어주는 고마운 생선이다. 노르웨이는 고등어 덕분에 수산강국이 됐다. 대서양의 고등어 어획량은 작년 기준 86만8000여 톤이다. 어획량 중 아시아 지역으로 28%인 24여 만톤이 수출된다. 이중 노르웨이산은 20만톤에 육박해 83%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아시아 수출 물량의 5분의 1가량이 한국으로 온다. 지난해 한국의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량은 5만5000톤으로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한국은 노르웨이에 중요한 나라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한국에서 종종 포럼을 열고 한국인들만을 대상으로 노르웨이 홍보 마케팅을 따로 벌일 정도다. 노르웨이 고등어가 인기가 많은 까닭은 오히려 국산보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인기가 많은 까닭이다. 한국산 고등어에 비해 오히려 비싸도 잘 팔린다.
다섯 번째로 꼽힌 해산물은 남미 연안에 서식하는 훔볼트오징어다. 이름은 남아메리카 연안에서 태평양 북동부로 흐르는 훔볼트 해류에서 따온 것이다. 주로 멕시코와 페루, 칠레에서 어획되며, 밤에 불빛을 이용해 배로 유인해 잡는다. 최대 수출국은 한국으로, 한국에서는 진미채나 중식당의 오징어 요리에 주로 사용된다. 몸길이 2m에 체중 45kg까지 자라며, 수심 200~700m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활동한다. 이 오징어는 다른 오징어들과 달리 흡판에 갈고리 같은 이빨이 있어 먹이를 절대 놓치지 않는 포식자다. 치악력은 510kg 이상으로, 다이버나 낚시꾼들에 대한 공격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이런 성질 때문에 '식인 오징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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