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유대감 아르헨에 큰 자산…"美 보호무역주의 부정적 영향" 우려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로 그의 당선을 기원한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환호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은 평소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았고, 지난 2월 미국에서 개최된 보수단체 행사(CPAC)에서 몇분 간 조우했을 때도 "다음에는 대통령으로 만나자"며 직설적으로 당선을 기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아르헨티나 정부 고위 관료들은 미국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 넥타이를 매고 출근한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밀레이 대통령은 며칠간 개인 SNS에 무려 60여개의 트럼프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고 타임지의 베라 베르겐그루엔 특파원은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14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개최되는 보수단체 행사(CPAC)의 연설자로 참여할 예정이며, 이때 다시 각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서로를 만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에 아르헨티나 주식·채권시장은 환호하면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과 밀레이 대통령이 정치적 이념을 공유하는 데다 트럼프 당선인이 아르헨티나를 미국의 중요한 중남미 파트너로 생각해 밀레이 정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워싱턴포스트의 칼럼을 인용해, 트럼프의 2기는 아르헨티나식 밀레이 개혁과 일부 비슷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J.D. 밴스 미 부통령 당선인이 "국가의 행정 기구를 해체하겠다"는 의도를 누누이 밝혔으며, 트럼프의 정치 철학에 동조하지 않는 공무원이나 직원은 연방 정부에서 내쳐질 것이라는 계획이 내부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밀레이 대통령이 시행한 각종 개혁이 모델이나 가이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강도 높은 재정긴축 정책을 시행해왔다. 이는 3만명 이상의 공무원 해고와 국립대학 및 교육 예산 축소, 여성부 해체 시행으로 이어졌다.
양국 정상은 연방정부 축소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며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트럼프 당선인은 아르헨티나가 절실히 필요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을 도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클라린, 라나시온, 인포바에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현지 경제전문 매체 암비토는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귀환: 아르헨티나 경제의 딜레마'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정치적 친밀감이 꼭 아르헨티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중요한 도전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공약인 '어젠다 47'이 시행된다면 미국은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시행할 것이며 이는 달러화 강세를 초래할 것이라고 암비토가 분석했다.
달러화 강세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아르헨티나와 같이 농산물을 수출하는 국가에는 부정적이며, 동시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비용이 오른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매체는 트럼프가 공약대로 법인세율 인하를 시행된다면 해외투자자들은 미국으로 몰릴 것이고, 아르헨티나는 자국 정책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에 있어 추가적인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비토는 트럼프의 당선은 밀레이 대통령과의 이념적 친밀함으로 양국 외교 관계 강화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도전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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