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렐 "우크라 지원 메시지 전달"…우크라, 러 군수공장 타격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수도 키이우를 찾았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일대에 드론 공습을 벌였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한 군수 공장을 타격하는 등 교전이 이어졌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키이우에 도착한 사실을 알리면서 EU 차원의 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방문 기간에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우크라이나를 도왔고 이번 방문에서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가 키이우를 찾은 것은 최대 우방국인 미국이 지난 5일 대선 이후 대(對)우크라이나 노선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점과 무관치 않다.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고 협상을 통해 신속히 종전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의 전폭적 지원 속에 영토 탈환에 총력을 쏟겠다는 우크라이나로선 불안이 증폭할 사안이다.
보렐 고위대표의 이번 방문은 EU의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보여주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키이우 방문 과정을 취재하는 AFP에 "미국의 새 행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결정을 내릴 시간은 아직 두 달이 남았다"라고도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교전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의 주거 지역에는 러시아군의 드론이 떨어졌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주거 지역에 드론이 떨어져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며 "고층아파트와 개인 주택, 창고 등지가 부서졌다"고 전했다.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이 투하한 폭탄이 고속도로에 떨어졌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오데사 등지에 러시아 드론 32대가 날아왔고, 이 가운데 10대를 격추하고 18대를 전자전 장비로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중부 툴라 지역의 알렉신스키 화학공장을 전날 밤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전했다. 툴라는 모스크바 남쪽으로 200㎞ 떨어져 있다.
이 공장은 화학제품뿐 아니라 탄약 등의 무기도 생산하는 군산복합체로, 전쟁을 지원하는 시설을 타격한 것이라고 SBU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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