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게 표가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비니시우스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덕에 발롱도르 포디움에 들어간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 주드 벨링엄과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우승을 동시에 석권한 스페인의 베테랑 라이트백 다니 카르바할에게 표가 나눠지면서 비니시우스가 많은 표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소속팀의 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 라리가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브라질이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비니시우스 개인의 활약 자체는 뛰어났기 때문에 비니시우스는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로드리와 함께 발롱도르를 수상할 유력 후보로 꼽혔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비니시우스의 수상을 확신했다. 친 레알 마드리드 언론으로 유명한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발롱도르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신문 1면에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예정이고, 비니시우스 본인도 이를 알고 있다며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을 예상했다. 현지 도박사들도 로드리보다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그러나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풋볼'은 비니시우스를 외면했다. 로드리에게 발롱도르가 돌아간 것이다.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놓쳤다는 소식 자체로도 큰 뉴스였는데, 비니시우스의 수상 실패 소식에 충격을 받은 레알 마드리드가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리는 당일 시상식에 전원 불참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들, 그리고 팬들은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가 소인배 같은 행동을 했다며 레알 마드리드를 비난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자신들이 '프랑스 풋볼'과 UEFA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 발롱도르 시상식에 불참했다.
심지어 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 수상 실패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필요하다면 10배를 더 뛰겠다. 그들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며 '프랑스 풋볼'을 저격했다.
비니시우스의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과 브라질 축구대표팀 동료들, 심지어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갔던 레전드 선수들까지 비니시우스를 위로하면서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자격이 충분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받지 못한다면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유로 2024 우승 커리어를 보유한 카르바할이 발롱도르를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로드리의 위상을 깎아내리려고 했지만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적었다.
오히려 비니시우스의 수상 실패가 당연하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많았다. 영국 정론지 '가디언'은 "로드리의 수상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소리치는 이들이 많았지만, 로드리의 발롱도르 수상은 본인뿐 아니라 어쩌면 축구 그 자체에 있어서도 정의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로드리가 수상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가 보인 행동은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가 발롱도르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유한 이후 추태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레퀴프'는 9일(한국시간) "발롱도르 투표 세부정보에 따르면 로드리와 비니시우스의 점수 차이는 41점"이라며 "이는 발롱도르 역사를 봤을 때 절대적인 가치의 기록이 아니다. 이는 올해 1위 선수에게 15점을 부여하는 새로운 규정을 생각하면 적은 수치"라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100개국의 심사위원이 투표하는 발롱도르는 5명에게만 투표하던 이전과 달리 올해부터 10명을 뽑을 수 있게 됐다. 1위로 선정된 선수는 15점, 2위는 12점을 받는다. 그 밑으로는 차례대로 10점, 8점, 7점, 4점, 4점, 3점, 2점, 그리고 1점이 부여된다.
41점 차는 심사위원 중 세 명만 더 비니시우스를 1위로 뒀다면 뒤집을 수 있는 점수였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게 분산된 표를 비니시우스가 모두 받았다면 로드리를 끌어내리고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레퀴프'에 따르면 로드리를 상위 10명에 포함시키지 않은 심사위원이 5명이었고, 비니시우스를 제외한 건 3명이었다. 3위 벨링엄을 1위로 둔 심사위원은 5명, 4위 카르바할을 1위에 배치한 심사위원은 4명이었다. 만약 벨링엄과 카르바할에게 향한 표가 비니시우스에게 갔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비니시우스의 잘못은 아니다. 벨링엄과 카르바할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2023-24시즌 성공의 주역들이다. 벨링엄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핵심으로 뛰면서 유로 2024 결승까지 진출했고, 카르바할은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남겼다. 두 선수들에게 표를 던지기 충분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결과만 두고 보면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이 비니시우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 내부에서 표가 분산되지 않았다면 비니시우스는 자신이 원하던 발롱도르를 충분히 수상할 수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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