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9일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하고 김건희 왕국을 끝장내자"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열었다. 함께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사회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등은 한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법 촉구 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각종 실정을 언급하고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라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우리가 확실히 증명하고, 우리의 미래와 우리 자녀의 더 나은 미래를 우리 손으로 개척해 나가자"고 외쳤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 나라가 김건희 왕국으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은 충분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며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행동하는 양심으로, 김건희 왕국을 끝장내자. 윤석열을 심판하자"면서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다짐했다.
또한 민주당은 '국민 승리를 위한 행동 결의문'을 발표하고 "국민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 통과 △윤석열 정권의 전쟁시도 저지 △정당‧시민사회와 연대해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 등을 결의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과 달리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 등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을 결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행사에 약 20만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행사는 민주노총의 '2024 전국 노동자대회·1차 퇴진총궐기' 집회와 촛불행동의 촛불대행진 직후 이뤄졌고, 참석자들은 민주당 행사에도 합류했다.
인근 지역에서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 등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사파 척결 국민 대회'를 열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민주당 해체",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규모 장외 집회에 대해 "이재명 방탄을 위한 '법원 겁박' 집회"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풍 받을까 두려워 마치 따로 따로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누가 봐도 '민노총+촛불행동+민주당'이 한 날 한 무대에서 '원팀'으로 하는 것"이라며 "지난번에 민주당 혼자 해서 반응 없으니 이번엔 그냥 아닌 척하며 같이 하려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이 나라의 상식적인 시민들은 이 대표를 위한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 동참하시지 않을 것"이라며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이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위협받으면 피해는 국민 모두가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에 대해 부족하다고 하시는 부분들을 저희가 어떻게든 바꾸겠다"며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호준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노총 전 간부가 간첩 활동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하고 "간첩 유죄판결 민주노총과 거리에 나서는 민주당의 정체성은 뭔가"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도모하려는 사람들과도 사실상 연대하는 민주당은 역사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조지연 원내대변인도 "무소불위의 의회독재로 검찰을 압박해온 민주당과 자신의 무죄를 확신하는 이 대표가 무엇이 두려워 장외로 나간단 말인가"라며 "국회에선 '검사탄핵', 장외에선 '법원겁박'이라는 방탄의 철옹성을 쌓는다고 해서 있던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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