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된 광역상수도 노후 밸브 파손에. 충남 서북부 지역 33만명 단수 피해

26년 된 광역상수도 노후 밸브 파손에. 충남 서북부 지역 33만명 단수 피해

중도일보 2024-11-09 20:59: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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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오후 보령댐 광역 상수도 밸브 파손으로 인해 충남 서산, 당진, 태안, 홍성지역 집단 단수사태로 33만 여명이 큰 불편과 고통을 겪었다.

이번 사태를 불러온 원인은 보령댐 광역상수도 파손 밸브가 설치된 지 26년이 돼 노후화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댐지사에 따르면 충남 4개 시군 집단 단수사태를 일으킨 보령댐 보령정수장 서산계통 홍성가압장 공기밸브는 1998년 준공된 시설이다.

직경 40㎝인 광역수도관에 설치된 밸브로, 4개 지자체에 제공하는 하루 18만7천t의 수돗물 공급을 조절해왔다.

해당 수도관 밸브가 파손되면서 이들 지자체 수돗물 공급이 순차적으로 중단됐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재 195㎞ 구간의 보령댐 노후 광역상수도를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꺼번에 추진하지 못하다 보니 구간별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2022년 관 노후 상태평가·올해 정밀 안전진단 등을 통해 사고가 난 홍성가압장 시설은 순서가 뒤로 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수도기본계획 상 홍성가압장 시설은 2031∼2035년에 시설을 교체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에 반영됐으며, 수도관 노후도 평가는 전문 업체에 맡겨 진행했다.

공사와 시·군 관계자 등은 현재 고장 난 밸브를 교체하는 작업을 벌였으며, 복구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홍성가압장 서산계통을 통해 수돗물을 공급받아온 4개 지자체 주민 33만명(수자원공사 집계)이 물을 사용하지 못했다.

해당 지자체들은 주민들에게 단수 예정 사실을 알리는 등 비상 급수 체계에 들어갔다. 다중이용시설과 공중화장실 용수 공급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청 등에 단축 수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5t 물차 45대·5t 물차 6대와 병물 50만 병 가량을 긴급 지원했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은 "설거지나 샤워는 물론이고 화장실도 편하게 이용할 수가 없다"며 물이 끊겨 버린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서산시 전 지역 18만5천여명, 태안군 전 지역 7만6천여명, 당진시 고대·정미·석문면과 행정·용현·구룡동 5만1천여명, 홍성군 갈산·은하·구항·서부면 2만2천여명 등 총 33만4천여명이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A씨는 "준비를 못 한 상황에서 갑자기 물이 끊겨버리니 속수무책"이라며 "행정복지센터에서 나눠준 생수를 사용해 임시방편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특히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지역 전체가 한순간에 멈춰버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A씨가 생활하는 아파트의 물탱크는 물이 끊긴 후 하루 만에 바닥을 드러내 버린 상황이다.

가정집뿐만 아니라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기관도 물 부족 상황에 혼란을 겪었으며, 대부분의 관공서와 대중이용업소에서는 단수 시간이 길어지자 화장실에 '사용 불가'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식당이나 미용실, 커피숍 등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일찌감치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단수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길어진 오는 9일 오후까지 이어진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당혹감을 내비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물을 얻기 위해 부모님 댁에 간다"거나 "퇴근길에 생수를 사서 가야겠다"며 불편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각 지자체들에서는 단수가 된 마을에 생수를 공급하고 살수차를 지원하는 등 지원에 나섰으며, 또 새벽부터 단수 예정 사실을 알리는 한편 단수에 대비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발송했으며, 수자원공사와 함께 비상급수체계를 가동 시켰다.

보령 광역상수도 단수 조치로 서산·당진·태안·홍성 지역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9일 오전 급수가 시작됐다.

서산·당진·태안·홍성 지역 전부 또는 일부가 단수됐으나 현재 순차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9일 자자체들에 따르면 7일 밤 발생한 홍성군 구항면 보령댐 광역상수도 이토밸브 고장 복구작업을 전날 밤 마무리하고 9일 새벽부터 순차적으로 수돗물 공급을 재개했다.

홍성군은 이날 0시부터 갈산 배수지를 시작으로 수돗물 공급에 나섰고, 서산시는 오전 5시 30분부터 저지대를 중심으로 물 공급을 재개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물질 등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돗물이 공급돼 가정 수도꼭지에서 누런 흙탕물이 나오기도 했다.

가압장과 멀리 떨어진 태안 지역 수돗물 공급은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과 서산 일대 배수장을 먼저 채우고 오후 4시는 돼야 정상적으로 수돗물을 공급 받기 시작했다.

태안군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읍·면 사무소에 2ℓ 생수 1만병을 비치하고, 살수차 5대를 지원하고 있다.

파손된 공기밸브를 수리한 뒤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취수장에서 수용가까지 관의 가장 낮은 위치에 설치한 이토밸브를 개방했으나, 이토밸브가 고장 나 닫히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광역상수도를 막아 복구 작업에 나서면서 홍성가압장을 거쳐 수돗물을 공급받는 서산·당진·태안·홍성 상당수 지역에 8일부터 순차적으로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20시간 가까이 수돗물 사용이 제한됐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주민들은 평소 가볍게 생각했던 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 (충남서부지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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