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김건희=육영수' 비유를 내놓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를 육영수 여사에 빗대는 데 보수 지지층이 분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육영수 전 영부인은 TK와 충청권 보수를 포함, 70대 이상 보수층에서 '성역'에 가까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보수층이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김건희 문제'를 꼽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육영수'라는 인물을 끌어들인 데 대해 '무리수'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유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역시 '상남자'였다. 어제 회견에서 대통령은 '자기 여자를 끝까지 보호하는 상남자의 도리'를 다했다. '건심'이 민심을 이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갖 궤변이 난무했다. 공천개입과 국정농단은 국어사전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할 판"이라며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는데 왜 '순진한 김 여사'를 악마화하느냐며 갑자기 육 여사를 끌어와 김 여사를 같은 반열에 올린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결국 휴대폰이 문제였는데 남편 휴대폰에 온 문자들은 부인이 새벽까지 답 쓰느라 잠을 못잤고 남편은 부인이 휴대폰으로 무슨 잘못을 했는지 확인도 못하는 민망한 부부관계까지 들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보다 못한 기자들이 무엇을 왜 사과하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자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사실과 다른 건 인정할 수 없고 그건 모략'이라고 했다. '가서 사과 좀 제대로 해' 이 말을 김 여사가 했다니 주객전도인지 적반하장인지 국민들은 그 담대함에 할 말을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더 이상 억지 기대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어제의 끝장토론이 보수를 끝장내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얘기하면서 심지어는 육영수 여사를 비유를 한다. 저는 보수 지지층이 이 부분에 대해서 동감하는 사람과 이것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 비율이 어떨지를 가늠해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육영수 전 영부인을 김건희 영부인에 비유한 것을 두고 보수층이 탐탁치 않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7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육영수 여사를 빗대서 하신 말씀은 설득력도 없고 적절한 표현은 비교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육 여사는 대통령의 잘못을 비판하고 소록도 봉사를 실천했다"며 "이치에 맞지 않는 비교"라고 지적했다.
박정희 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던 보수 원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육영수 여사의 박정희 대통령 내조가 지금까지도 사람들한테 얘기가 되는 것은 자기 분수를 정말 기가 막히게 무섭게 지켰기 때문"이라며 "어디 불쌍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대통령이 관심을 갖게 만들고 좀 도와주고 했지 국정에 대해서 개입한 일은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시는데 그런 대통령에 대한 아내로서의 이런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농단화시키는 건 그건 정말 우리 정치문화상이나 또 우리 문화적으로도 이거는 맞지 않는 거라고 저는 본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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