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생 보수 학자 야히엘 레이터…"이스라엘이 서안 점령해야" 주장
지난해 가자 전투서 아들 잃어…테러 조직 지명된 극우 단체 가입 이력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차기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로 강경 우파 성향의 학자 겸 외교관 야히엘 레이터를 임명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차기 주미 대사 임명을 발표하면서 레이터가 "매우 능력 있는 외교관이자 미국 문화 및 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 유창한 연설가"라면서 "야히엘이 최선의 방법으로 이스라엘 국가를 대표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그가 맡은 자리에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레이터는 내년 1월 20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마이클 헤르초그 현 주미 이스라엘 대사의 뒤를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조율하게 된다.
미국 출생의 레이터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강경파 인사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재무부 장관이던 시절 그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가 의회 의원이던 시절에 그의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40여년 전 미국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해온 레이터는 요르단강 서안 영토에서 이스라엘이 궁극적인 '주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스스로도 현재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레이터가 과거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적이 있는 이스라엘 극우 단체 '유대인 방어 연맹'의 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이후 활동을 하지 않아 테러 조직에서 제외됐다.
레이터는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투에서 아들을 잃는 비극도 겪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아들의 장례식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이스라엘이 전쟁을 멈추도록 압박하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요구하면서 "우리는 당신이 함께하든 아니든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터는 이번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재임 시절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시절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기존의 미국 입장을 뒤집은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 극우 인사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내에 이스라엘이 서안을 완전히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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