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인사 칼바람이 불고 있다.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카드사와 비씨카드의 CEO 임기가 올해 12월 31일을 끝으로 종료된다.
전체적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약 2달의 임기를 남겨두고 서서히 인사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다만, 잉크가 마르기 전까지 안심을 할 수 없다는 인사인 만큼 마지막 임기를 앞둔 CEO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스락>뉴스락>은 임기가 임박한 카드사들을 면밀히 살펴봤다.
리딩금융 왕좌 다투는 신한과 KB... 연말 인사 승자는 누가
카드업계 1위를 달리는 문동권(57) 신한카드 대표의 첫 임기가 올해 12월 말 만료된다.
문 대표 재임 기간 동안 신한카드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카드 누적 당기순이익은 55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8%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13.8%를 차지하며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해 2월 출시한 '쏠(SOL) 트래블' 카드는 신한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1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성공적인 그룹 시너지 사례로 평가받는다.
더불어, 카드업계 관례상 첫 임기 2년에 따라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는 만큼 연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2위인 삼성카드와 격차가 좁아지고 있는 점은 다소 부담이다.
지난 2020년 순이익을 비교하면 신한카드(5783억원)는 삼성카드(3959억원)와 1824억원 차이가 났지만,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 3793억원, 삼성카드 3628억원으로 165억원 차이로 좁혀졌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신한카드가 못한 부분은 없기 때문에 단순히 격차가 줄어든 부분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가시적인 성과만 놓고 봤을 땐 연임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뉴스락>
이창권(60) KB국민카드 대표도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1월 대표로 선임돼 첫 임기를 마친 뒤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아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관례상 2+1년 임기를 부여받은 뒤 물러나는 사례가 많지만, 국민카드의 실적은 이 대표의 연임을 지지한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704억원으로 일찌감치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인 3511억원을 넘어섰다.
이 대표의 주요 성과로는 KB 페이의 성장이 돋보인다. 지난달 기준 KB 페이 가입고객은 1300만명을 넘어섰으며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는 800만명 이상을 돌파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대표작인 위시(WE:SH)카드 시리즈도 큰 인기를 끌면서 100만장을 돌파했다.
안정적인 성장과 더불어, 양종희 회장의 두터운 신임도 강점으로 꼽힌다.
양 회장과 이 대표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사후 처리 업무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일례로 지난해 KB금융그룹의 6개 계열사 CEO가 대대적으로 교체됐을 때에도, 이 대표는 CEO 자리를 유지했다.
'엎치락 뒤치락' 하나카드와 우리카드... 연임 가를 승부수는
업계에 트래블카드 붐을 일으킨 이호성(61) 하나카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가장 높게 점쳐진다.
이 대표가 취임하기 전 하나카드는 카드업계에 늘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2년 하나카드의 당기순익은 1920억원으로 롯데카드(2743억원), 우리카드(2044억원)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당기순이익 1710억원을 기록하며 우리카드(1110억원)대비 600억원 크게 앞질렀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전체적인 카드업계 불황 가운데서도 나름 선방한 것은 이 대표의 역할이 크다는 평이다.
그는 하나카드의 여행카드인 ‘트래블로그’ 편의성을 강화하고 기능을 확장해 이용자들을 하나카드로 빨아들였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한 트래블로그 카드는 지난해 6월 약 11개월만에 가입자 수 100만을 돌파했다.
올해 8월에는 가입자 수 600만,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트래블 카드의 강자로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트래블로그를 통해서 하나카드가 시장을 선도했다"며 "4대은행들이 다 따라하는 기염을 토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박완식(61) 우리카드 대표의 임기도 올해 종료된다.
박 대표의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09억원으로 전년대비 45.71% 줄었다.
이는 고금리로 인한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연체율이 높아져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도 늘었다. 손실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은 4462억원으로 전년(2735억원) 대비 63.14% 급증했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실적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1170억원) 19.7%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그룹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기여도 1위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비씨카드와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선지 15개월만에 독자 가맹점 수 200만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독자 가맹점 수 확보를 위해 박완식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독자 결제망 구축에 이어 가맹점 확보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며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다양한 디지털 신사업 확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실적 부진...최원석 3연임 발목잡나
취임 4년 차를 보내고 있는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된다.
최 대표는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으며 이번 연임에 성공할 시 3번째 대표 임기가 시작된다.
실적은 최 대표가 처음 핸들을 잡은 2021년부터 상승가도를 달렸다. 취임 직전 2020년 당기순이익 581억원에서 △2021년 1190억원 △2022년 1458억원으로 2년새에 150%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과 우리카드가 본격적인 독자 결제망 구축을 선언하며 실적 악화를 피해 가지 못했다.
특히, 결제망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씨카드에 우리카드는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수 회원사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0% 급감했다.
높은 연체율도 비씨카드의 건성성 우려를 낳고 있다. 2023년 2분기부터 1.6%를 달성하며 1%를 넘어선 이후, 올해 1분기 2%를 넘어선 바 있다.
IPO 삼수생 케이뱅크도 최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비씨카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의 지분을 33.72% 보유한 대주주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첫 번째 상장 작업 철회 이후 지난달 두 번째 상장 도전을 이어갔으나, 수요 예측 부진으로 또다시 상장을 철회했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변동에 따라 동반 매각 청구권 행사 가격, 이자율 등을 고려해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익으로 계산한다.
지난해 실적부진 원인으로 케이뱅크의 파생상품이 많이 관여된 만큼 케이뱅크의 상장은 최 대표의 연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프로세싱 업무 관련 수수료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90%에 가까운 프로세싱 업무 수익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80%까지 낮추며 사업의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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