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경기위원은 대회코스의 판사"...KPGA 권청원 경기위원장

[안성찬의 골프이야기]"경기위원은 대회코스의 판사"...KPGA 권청원 경기위원장

골프경제신문 2024-11-09 10:18:30 신고

KPGA 경기위원들. 유진복, 이진원, 백승열, 최병복, 권청원, 천철호, 송동호, 김성열(왼쪽부터) 사진=KPGA 민수용 포토
KPGA 경기위원들. 유진복, 이진원, 백승열, 최병복, 권청원 경기위원장, 천철호, 송동호, 김성열(왼쪽부터) 사진=KPGA 민수용 포토

[표선(제주)=안성찬 골프대기자]프로대회가 열리면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음지(陰地)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을 천직(天職)으로 아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남자프로골프대회의 경기위원이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경기위원들은 대회 시작전부터 끝나는 날까지 늘 많은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핀 위치를 결정하고, 코스관리직원들과 함께 코스를 점검해야 한다. 그런 뒤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면 이날 진행상황을 살펴보면서 무엇이 잘 됐고, 문제점은 없었는지 논의를 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다른 사람이 그 공(功)을 알아주던, 몰라주던 '숨은 일꾼'이다. 

경기위원은 비바람이 몰아쳐도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무조건 대회장에 나와야 한다. 심하게 아프거나 움직일 수 없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 한 누가 뭐래도 골프코스를 찾아야 한다. 선수들이 골프규칙을 지키듯 경기위원들도 선수들을 위해 출근 규칙을 어기면 안 된다는 얘기다. 

경기위원이 없으면 대회가 성립이 안 된다. 그래서 경기위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경기위원은 법원의 판사로 보면 된다. 골프는 심판이 필요없는 스포츠라고 하지만 프로대회만은 다르다. 잘·잘못을 가리는 판단을 해주는 레퍼리(referee)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위원은 단순히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정해진 규칙에 따라 판정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코스를 돌아보며 플레이하기에 적합한지 등에 대한 코스점검과 선수와 갤러리 등의 안전까지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경기위원들을 총괄하는 수장이 경기위원장이다.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이 열리고 있는 제주 표선의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 동-남 코스(파71·7078야드)를 분주하게 움직이는 권청원(69) 경기위원장을 만나 경기위원에 대해 궁금증을 들어 봤다.

Q: 경기위원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우선 경기위원을 선발해 위원회를 구성한다. 토너먼트를 치를 대회장을 답사한다. 그리고 코스를 경기위원들과 돌아보고 전장 및 파를 결정한다. OB지역(아웃 오브 바운스), 페널티 구역, 그린스피드, 프리퍼드 라이 적용, 경기를 치르고, 갤러리들의 안전상의 문제가 없는지 점검 등 경기장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인 셈이다. 

Q: 경기위원의 자질 및 자격은 어떻게 되나.

A: 무엇보다 먼저 인성(人性)을 보고, 경기 중에 문제가 발생할 때 대처 능력을 판단한다. 물론 R&A 레벨 자격시험과 KPGA 골프규칙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Q: 경기위원은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A: 투어프로 세미나를 할 때 교육을 하는데 하루 12시간 이상 교육이 이뤄진다.

Q: 경기는 대개 4일이지만 미리 코스세팅을 해야 하고, 만일 연장전에 들어가 날짜를 넘기면 5일 이상을 경기장에서 보내야 하는데.

A: 그것이 힘들다. 경기위원들과 하루에 14시간을 일해야 한다. 나름대로 경기위원이라는, 경기위원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지만 흔히 '3D업종'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권청원 경기위원장.
KPGA 권청원 경기위원장.

권청원 위원장은 1985년에 한국프로골프협회 투어프로에 입회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살던 동네인 경기도 원당에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이 있었다. 클럽내 골프연습장에서 선배 프로 손흥수에게 고교시절부터 레슨을 받았다. 조금 늦게 시작한 만큼 프로자격을 따는데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골프레전드' 최상호와 골프입문 동기생이니까. 함께 레슨을 받았다.

권 위원장은 토너먼트 선수보다는 꼼꼼한 성격과 남을 위하는 마음이 남다른 탓인지 협회의 일에 적극적이었다. 주니어 등 아마추어 골퍼를 지도하면서 '골프 룰'에 관심을 갖고 틈나는대로 룰 지식쌓기에 집중했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초등골프연맹 경기위원을 맡아서 했고, KPGA 경기위원도 2007년부터 현재까지 하고 있다. 경기위원장도 두번이나 맡아서 하고 있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해박한 룰 지식을 갖고 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한데 이어 2022년 1월부터 다시 경기위원장을 맡아서 코스를 누비고 있다. 그래서 생긴 닉 네임이 '룰 권'이다. 덕분에 그는 매 대회마다 쫓아다니면서 연간 무려 4만5000Km를 달렸다. 

Q:투어프로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나.

A: 우승자나 이글 등을 했을때 세레머니가 약간 부족하다. 자신의 기분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것도 프로의 자질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긍적적인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Q: 선수들이 대회 중에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분은.

A: 체력과 몸관리가 중요하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려면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 올려 놓아야 한다. 매주 경기를 하다보면 피로가 누적돼 컨디션이 떨어져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평소에 피트니스센터에서 근력을 키워놓고 대회 중이라도 체력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Q: 선수들이 골프규칙을 잘 알아야 하는 이유는.

A: 사실 골프규칙은 선수들에게 벌을 주기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수들이 규칙을 잘 적용해서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왔을때 잘 처리하기 위한 묘책이 된다. 따라서 규칙을 잘 이용하면 얼마든지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따라서 투어 선수들도 룰북을 갖고 다니면서 틈틈이 여러 규칙들의 습득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경기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경기위원을 호출하면 5~10분 정도 경기 시간이 지연된다. 그만큼 선수 자신의 플레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불리하다. 서둘러 경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고,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Q: 경기위원장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A: 2013년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하와이 소니 오픈을 최경주가 주선을 해줘 PGA투어 레퍼리들과 미팅을 했다. 이때 많은 노하우를 전해들었는데, KPGA투어에 잘 적용하고 있다. 특히, 최경주가 KPGA투어의 코스 세팅이 세계수준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해줬을 때 보람을 느꼈다.

Q: 한국선수들의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A: 양용은이 200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우승했을 때 한국 프로골퍼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을 느꼈다. 양용은뿐만 아니라 최경주,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배상문, 김주형, 김성현, 노승열 등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면 세계적인 기량과 함께 한국프로골프가 국격을 높여주고 있다고 것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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