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7%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전문가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과 차별을 두는 행보를 보여야 당 지지율이라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p) 떨어진 17%로 나타났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10월 5주차 조사에서 19%로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지율 17%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개입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말 긍정률과 동일한 수치다.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7%였다. 이후 12월 직무정지까지 평균 5%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갤럽은 "조사 기간 사흘 중 마지막날인 7일 오전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반향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23%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경제·민생'(9%), '주관·소신'(7%), '결단력·추진력·뚝심'(6%), '국방·안보' '열심히 한다' 등 순이었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2%p 오른 74%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19%로 가장 많았다. '경제·민생·물가'는 11%로 뒤를 이었다. 이어 '소통 미흡'(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경험·자질 부족·무능함'(6%)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이번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서울 지지율은 17%, 인천·경기 지지율은 14%로 나왔다. 영남권은 지난주에 비해서 상승했다.
반면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지지율은 각각 23%와 28%로 전주보다 상승한 결과가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지지율이 올라간 건 보수들이 위기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이를 고려하면 다음 조사 때는 지지율이 다소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대국민담화 내용이 형편없었기 때문에 전체 지지율을 크게 견인할 만큼 보수들이 결집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9%, 민주당이 36%로 집계된 것을 언급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과 차별성을 주는 방식으로 움직여야 보수의 위기감이 옅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윤석열 정부 임기반환점(10일)을 맞아 '7개 분야별 정책 평가' 여론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7개 주요 분야 전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복지 정책 긍정평가가 30%로 가장 높았고, 외교 정책과 북한 정책이 각각 27%와 26%로 뒤를 이었다. 특히 한 대표가 쇄신을 요구한 '인사' 분야는 10%로 저조한 평가를 기록했다. 교육과 부동산은 각각 17%, 경제는 15%였다. 보수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도 경제(28%), 부동산(30%), 교육(29%), 인사(20%)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가 앞섰다.
이는 전임 문재인 정부 출범 2년6개월 시점인 2019년 11월과 비교했을 때 거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수치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긍정평가는 복지(57%)·외교(47%)·국방(41%)·대북(38%)·고용노동(33%)·교육(32%)·경제(27%)·인사(26%)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1.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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