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끝났다. 역대 최장 시간인 약 140분의 시간 동안 김건희 여사 의혹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데, 여당은 답답한 속마음을 감추는 중이라고 한다. 공개적인 메시지를 낼 때에는 "대통령께서 진솔한 사과를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뒤에서는 한숨을 쉬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담화를 두고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진솔하고 소탈했다'는 평가를 속속 내놓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입장문을 통해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했다"며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 의지와 당정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인적 쇄신도 적절한 시점에 할 것이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진솔한 담화와 회견이었다"며 "여러 차례의 겸허한 사과와 다양한 주제의 현안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원외 인사'인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진솔한 사과와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국정 쇄신 약속을 했다"며 "이제 우리는 이를 지켜보고 단합해 나라를 혼란으로부터 안정시켜야 할 때"라고 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아주경제에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낙제점이다,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제대로 된 쇄신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고, 국민들이 답답해 할 만한 내용은 하나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모든 부분에서 미흡하고 부족했다"며 "이런 대국민 담화라면 차라리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앞으로 국정 지지율은 더욱 하방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는 많이 아쉬운 담화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17%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주(10월 5주차) 조사보다 2%포인트(p) 떨어졌다. 해당 조사는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여파도 여론조사 결과에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일단 겉으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좋게 포장하려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어쨌든 간에 대통령께서 사과한 것은 사실이고, 그 부분에 대해 우리(여당)가 '미흡하다'고 공개적으로 꼬집고 나서는 것은 싸우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공개 메시지로 '진솔하다'고 평가한 분들도 속으로는 많은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몇 주 전과 달리 특별감찰관에 대한 조건 없는 수용을 언급하셨지 않나"라며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이고, 당과 정이 어쨌든 융화되고 있다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다고 해서 하나하나 전부 꼬집으면 결국 동반자가 아니라 적대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1.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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