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입은 명품···패션과 디지털의 만남

AI 입은 명품···패션과 디지털의 만남

이뉴스투데이 2024-11-09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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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업계가 핵심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코파일럿 AI]
명품 업계가 핵심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코파일럿 AI]

[이뉴스투데이 이채연 기자] 명품 업계가 핵심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샤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90여곳이 가입한 단체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산업협회 ‘코미테 콜베르’와 협력해 ‘럭셔리와 기술, AI: 조용한 혁명’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코미테 콜베르의 회원 브랜드 중 38%가 ‘향후 3년간 AI를 10대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3대 사업에 속한다’고 답변한 비율도 3%로 집계됐다. 협회 브랜드 10곳 중 4곳이 AI를 주요 사업으로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

◇AI 어디에 쓰이나 봤더니

베인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명품 브랜드(연매출 4조4000억여원 이상) 중 78%가 AI를 핵심 사업으로 여기며, 응답한 브랜드들은 평균 5개 이상의 AI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AI 활용 사례로는 판매량 예측 도구가 60%로 가장 많이 도입됐고, 내부 정보 관리(53%), 마케팅 콘텐츠 자동 생성(50%), 재고 할당(50%), 고객과의 개인화 소통(46%)이 그 뒤를 이었다.

AI 기술 중 특히 인기 있는 영역은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과 재고 관리인데, 이는 2010년대에 개발돼 검증된 기술들로, 시장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패션 매거진 보그에 따르면 명품 업계에서 AI는 단순히 고객 맞춤형 응용 프로그램으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최적화, 패션 트렌드 예측, 재고 관리 등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샤넬부터 구찌까지 AI 도입

서울 시내 한 샤넬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샤넬 매장. [사진=연합뉴스]

샤넬은 지난 2021년 립 메이크업을 위한 모바일 앱인 ‘립스캐너’를 출시했다. 샤넬에 따르면 이 앱은 샤넬이 세계 최초로 메이크업에 구체적인 AI 기술 적용해 립스틱 컬러와 텍스처를 전문 기술과 결합해 개발한 앱이다.

‘립스캐너’는 사용자가 원하는 컬러를 스캔하면 샤넬 립스틱 중 일치하는 제품을 추천해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친구의 립 컬러, 잡지나 SNS 이미지 등 어디에서든 영감을 받은 색상을 스캔해 샤넬 립 제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으며, AI가 컬러와 텍스처를 분석해 최적의 제품을 제안한다.

또 사용자는 ‘트라이 온’ 기능으로 추천받은 립 제품을 가상으로 입술에 테스트하고 사진을 저장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샤넬의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수만 개의 얼굴 이미지를 학습해 개발됐으며, 400가지 이상의 립 컬러와 다양한 텍스처를 지원한다.

구찌는 글로벌 고객 서비스 네트워크인 구찌9에 세일즈포스 아인슈타인 AI를 접목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상품 및 쇼핑 문의 외에도 총체적인 고객 인사이트로 강화한 긍정적 고객 소통이 가능해졌다.

길베르토 토스카 구찌 최고기술혁신책임자(CTIO)는 ‘AI+데이터 혁명’에 관한 세일즈포스 발표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구찌는 DNA로 창의력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구찌는 AI를 철저히 휴먼(인간)에 맞춰 운영할 것이고, 책임감 있고 윤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이를 수행해 고객이 구찌에게 개인 데이터를 제공할 때 우리를 신뢰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간한 ‘AI, 명품 매장의 미래를 바꾸다’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구글 알파벳의 AI기술 지원을 받아 브랜드별 수요예측 및 재고 관리, 최적 상품 추천 기능 등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은 그룹 계열사이자 벤처캐피털인 아글레벤처스를 통해 올해 다섯 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모두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또 프라다 그룹은 지난해 3월 어도비와 파트너십을 맺어 데이터 애널리틱스 기반 실시간 개인 맞춤화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및 매장 내 고객경험을 강화했다. 몽클레어는 지난해 2월 런던 패션위크에서 생성형AI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메종 메타 및 위세이하이와 컬래버로 100% 생성형AI로 만든 광고 캠페인을 처음 선보였다.

◇IP 유출 우려···생성 AI는 ‘아직’

베인 보고서에서 명품 업계가 AI 채택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AI 전문성 부족’, ‘데이터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문제’, ‘지적 재산권’ 등이 언급됐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 AI는 지식 및 콘텐츠 생성 능력을 갖췄지만, 명품 업계의 도입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 AI를 쓰려면 AI에 내부 데이터를 대거 입력해 재훈련을 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사 지적재산(IP)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은 제품 디자인과 시각화 같은 민감한 영역에 최신 AI를 도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전자상거래가 명품 업계에 큰 디지털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AI가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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