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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간 4개 브랜드 인수…조단위 매물에도 출사표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서린컴퍼니 매각 예비입찰에 구다이글로벌이 출사표를 냈다. 구다이글로벌은 국내 벤처캐피탈(VC)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입찰에 응했다. 서린컴퍼니는 2017년 이영학·정서린 대표가 공동 설립한 화장품 제조사로 ‘독도 토너’로 알려진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랩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립스캐피탈로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구다이글로벌은 2016년 천주혁 대표가 설립한 화장품 제조 기업이다. 설립 초기 국내 화장품의 해외 총판을 주로 담당했으나 2019년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를 인수해 ‘아마존 1위 선크림’으로 성장시켰고, 2022년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 인플루언서가 런칭한 ‘하우스오브허(House of Hur)’를 추가 인수하며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만 국내보다 미주·유럽·동남아 등 해외 시장을 우선 공략한 탓에 구다이글로벌의 국내 시장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국내에서 구다이글로벌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커진 건 올해부터다.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들어 레드쿠션으로 알려진 ‘티르티르(TIRTIR)’, 틴트로 유명한 색조 브랜드 ‘라카코스메틱(LAKA)’,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와 화장품 유통 플랫폼 등을 보유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Craver)’ 등을 연달아 인수했다. 사실상 올해 나온 화장품 M&A 매물을 구다이글로벌이 독식한 셈이다. 서린컴퍼니 인수에도 성공한다면 구다이글로벌은 화장품 업계의 성공적인 볼트온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 실적 성장 가파르지만…재무 악화 우려
M&A로 사세를 키운 구다이글로벌이 또 다른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티르티르의 경우 2023년 사모펀드 더함파트너스와 함께 티르티르 지분 50% 인수에 100억원을 투입했고, 이듬해 이를 다시 1500억원에 인수했다. 크레이버 인수를 위해선 미래에쿼티파트너스·더터닝포인트와 컨소시엄을 꾸렸고 최근 상상인증권을 인수금융 주선사로 확보했다. 서린컴퍼니 인수전에는 국내 VC 컴퍼니케이와 함께 도전 중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인수 첫해인 2020년 매출 1억원에서 2021년 117억원, 2022년 413억원, 2023년 1396억원 등 매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는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구다이글로벌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규모는 183억원, 부채비율은 77.3% 수준으로 안정적 재무 구조를 지녔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구다이글로벌의 공격적인 M&A에 대해선 우려도 상존한다. 우선 FI와 협업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은 여러 투자자와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지만,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또 대형 M&A 사례가 늘어나면서 인수금융 조달을 위한 차입금 증가 등 재무 구조 악화 가능성도 커진다. 올해 구다이글로벌이 추진한 티르티르·라카·크레이버 인수 규모는 구다이글로벌의 연간 매출의 2배 수준에 달한다.
김종석 삼일PwC 파트너는 “구다이글로벌은 티르티르, 라카, 스킨1004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인디 브랜드에서 메이저급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며 “뷰티 산업은 라이프사이클이 가파르고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하지만, 인디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매물을 찾는 움직임이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어 향후 뷰티 산업 M&A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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