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연달아 기준금리 인하… 트럼프 출범에 한은 고심 깊어진다

미국은 연달아 기준금리 인하… 트럼프 출범에 한은 고심 깊어진다

머니S 2024-11-09 06:3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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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달아 정책금리를 낮추며 한국과 기준금리 폭이 1.5%포인트로 축소됐다. 이달 28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이 미국과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맞출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4.50~4.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9월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위원회는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대략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노동 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여건이 완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앞으로도 소규모 움직임(0.25%포인 금리 인하)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했던 바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연중 FOMC 및 최종금리 전망을 자체조사한 결과 바클레이즈·BOA·씨티·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노무라·웰스파고·도이치뱅크·TD 등 10곳은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달 열리는 FOMC에서는 씨티가 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전망, 다른 곳들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시장의 눈길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의사봉에 쏠린다. 한은은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 3.25%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11일 한은은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3년2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키를 돌렸다.

한은은 물가 안정을 통화정책 방향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 최근 상황만 보면 지난달에 이어 금리를 추가로 낮출 여력이 있다. 통계청이 앞서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9(2020년=100)로 1.3% 상승했다.

2021년 1월(0.9%)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 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올 3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1%로 시장 전망치(0.5%)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미 대선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진 건 한은을 고심하게 만드는 요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탈환이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약 7개월 만에 1400원선을 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낮추면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한은 역시 원/달러 환율을 기준금리 결정의 변수로 지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원/달러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게 올라있고 상승 속도도 빠르다"며 "지난 10월 금통위에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짚었다.

한은은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금융시장 변동성을 살펴보겠단 설명이다. 전날(8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세부내용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 대선 직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상승했다가 상당 부분 되돌려졌고, 금리·주가 등 여타 가격 변수의 변동폭도 비교적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글로벌 성장·물가 흐름과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미국 신정부의 정책 변화가 우리 금융·경제 여건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하면서 필요시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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