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랜스젠더 딸이 "더 이상 미국엔 미래가 없다"라며 외국으로 이민 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딸 비비안 제나 윌슨은 자신의 SNS 스레드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윌슨은 "한동안 이런 생각을 계속해 왔지만, 어제 미국 대선은 나에게 확신을 줬다"라며 "나의 미래가 더 이상 미국에 있을 것 같지 않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임기 4년 동안 반(反) 트랜스 규제가 마술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트랜스젠더 규제에 기꺼이 표를 던진 사람들도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막막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러한 윌슨의 강경한 발언은 그동안 트럼프가 일관되게 펼쳐온 적대적인 성소수자 정책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전환 호르몬 요법, 수술 등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제한하겠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하는 걸 금지하겠다" 등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또한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인 자신의 아버지 일론 머스크와의 갈등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비안 제나 윌슨은 머스크의 첫째 부인이었던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5명의 자녀 중 한 명이다.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머스크와 깊은 갈등을 빚었다.
올해 7월 머스크는 한 언론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딸의 성 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며 정면으로 트랜스젠더를 부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일론 머스크 "성 정체성 치료 지지하지 않아" 정면 부정
그는 "딸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사상에 의해 살해됐다(killed)"라며 강한 어조로 분노를 표출했다. 이와 더불어 "주변 사람들의 말에 속아 딸의 성 정체성 확인 치료까지 허락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윌슨은 아버지 머스크와의 극심한 불화 끝에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윌슨은 "내 아버지 머스크는 내가 여성적인 특성을 보일 때마다 어린 시절부터 나를 괴롭혔다. 목소리도 남성적으로 다르게 내라고 하는 등 남자답게 보일 것을 강요했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이다.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정권의 큰 공을 세운 머스크는 정부효율위 위원장을 맡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대선 내내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등 공화당 후보 지원에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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