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국제공항, 박정현 기자) "내가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팀은 하루 휴식 뒤 9일부터 본격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선다.
대표팀은 타이베이에서 조별리그 B조 전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우리를 비롯해 대만과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호주 등이 B조에 배치돼 있다. 얕잡아볼 상대가 없다. 모두가 까다롭다. 6개 팀 중 2위를 해야 슈퍼라운드가 열릴 일본 도쿄돔으로 갈 자격이 주어진다.
사실 대표팀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완전체가 꾸려지기도 전부터 부상자가 하나둘 발생해 전력이 약화됐다. 투수 손주영(LG 트윈스)을 시작으로 투수 원태인과 내야수 김영웅, 김지찬, 외야수 구자욱(이하 삼성 라이온즈)이 이탈했다. 류 감독이 원했던 구상에서 점점 벗어나기 시작했다.
주장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여러 악재 속에 첫발을 내디딘 대표팀이 기대 그 이상을 해낼 수 있으리라 힘찬 각오를 밝혔다.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부상자도 많고, 어린 선수들로 대표팀이 구성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증명하면 될 것 같다. 선수들도 '약하다'는 평가를 신경 쓰지 않고, 연습이나 경기할 때 집중력을 갖고 임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눈에 띄는 후배들을 묻는 말에 "모두가 알고 계신 것처럼 (김)도영(KIA 타이거즈)이와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도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모든 선수를 보면서 '나는 우물 안 개구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선수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연습 과정 등을 보면서 좋은 걸 가진 어린 선수나 선배가 많다는 걸 느꼈다. (대표팀이) 약하다는 걸 딱히 느끼진 못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무조건 (슈퍼라운드가 열릴) 도쿄돔까지 가고 싶다. 1차적으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면, 큰 목표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대답했다.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주장까지 맡은 송성문.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마음이 무거울 듯하다. 그러나 그는 웃어 보였다. 시즌 막바지 중요할 때 힘을 냈던 '가을성문'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는 이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있다.
송성문은 "주장이라는 책임감보다는 국가대표로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10개 구단에서 모인 선수들과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목표가 생긴 것 같다"라며 "(늦가을성문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결전지 대만 타이베이에 발을 내디딘 대표팀은 하루 뒤인 9일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으로 본격 대회의 문을 연다. 송성문은 대표팀의 선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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