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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에게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이같이 구형했다. 이날 공판에선 비공개 증거조사를 이어간 뒤 최씨의 최후진술을 진행했다. 검찰은 “생명을 살리기로 했던 피고인은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영원히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피해자는 영원히 피해자로 남게 된 비극적인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사형수로 선고해 참회의 시간을 보내며 책임을 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사형 형을 선고한 판결문을 언급하며 “절대적 종신형이 없어서 무기징역이 사형을 대처하기 어렵고 다른 범인이 있을 가능성도 전무한만큼 오판의 가능성이 없다”며 “피고인이 사형수로서 평생 참회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유족에게 마땅히 가져야 할 마지막 공감과 위로”라고 말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 유족에서 회복할 수 없는 피해 입힌 것 잘안다”면서도 “이전까지 처벌과 수사를 받은 전력이 없고 성실히 살아온 학생이었다는 점을 참작해 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최씨는 최후진술에서 자신을 죄인이라 칭하며 “저희 부모님께서는 평생 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쳐줬지만 저는 그 가르침대로 살지 못해 용서받지 못한 일을 저질러버렸다”며 “이제라도 뉘우치고 사죄하고싶다. 정말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나마 타인을 돕고 사람을 살리는 학문을 공부하며 기대를 받았던 저는 사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충격과 슬픔만 안겨드렸다”며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오랫동안 혼자만의 잘못된 생각에 빠져 문제를 이성적으로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던 시점에서 현명하게 생각했다면 하는 후회를 한다”며 “범행의 책임이 오로지 제게 있음에도 책임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드려 부끄럽게도 또 하나의 죄를 범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수형 생활 동안 평생 다시는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고 범죄 저지르는 사람 안되게 하려고한다”며 “근거 없이 의심하지 않고, 타인의 말을 꼬아 듣지 않고, 의중을 멋대로 판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 중 최씨는 정신감정 결과에서 강한 피해의식과 자기중심적 사고의 편집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 가족이 자신을 더이상 의대에 다닐 수 없게 할 것이라고 판단해 두려움에 휩싸였었다고도 했다.
검찰의 구형과 최씨의 최후진술 동안 유족과 방청객의 눈물 소리가 법정을 가득 메웠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마지막 진술에서 재판부를 향해 무릎을 꿇고 “저도 딸자식을 지키지 못한 죄로 같이 구치소에 넣어달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소중한 보물인 딸아이를 먼저 보내고 가족들은 죽어가는 삶의 붙잡고 있다”며 사형 선고를 간곡히 호소했다.
최씨는 지난 5월 6일 연인 관계이던 20대 여성 A씨를 강남역 인근 15층 건물 옥상으로 데려간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에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는데 A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이들은 부모님 몰래 혼인 신고를 했다가 피해자 측 부모가 이 사실을 알게 돼 혼인무효소송을 추진했고 이 문제로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판 과정에서 최씨는 범행 직전 ‘사람 죽이는 법’ 등을 검색한 사실도 밝혀졌다. 최씨 측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심신 미약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정신감정 결과 최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으며 최씨의 폭력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의대에 재학 중이던 최씨는 수학능력시험 만점자로도 언론에 출연한 바 있다. 재판부는 12월 20일 최씨의 형을 선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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