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처우 개선되는 계기 되길”

“소방관의 처우 개선되는 계기 되길”

디컬쳐 2024-11-08 13:40:00 신고

층간소음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위급한 상황에서 출동한 경찰은 1층으로 대피해 결국 살인을 막지 못했고, 군인들은 철책을 지키라고 준 무기를 훔쳐 탈영하기도 하지만, 소방관이야말로 죽을 수도 있는데 자기 목숨을 걸고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구한다.

다른 제복 근무자와 달리 정말로 목숨 걸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싶다.

이런 소방관의 희생정신을 높이사 영화 <친구>를 연출했던 곽경택 감독이 <소방관>을 만들었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6명의 소방관이 죽고, 3명의 소 방관이 큰 부상을 당한 당시의 상황을 영화적 상상력을 보태 풀어냈다.

▲ 기자간담회 후, 배우들이 소방관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 호호호비치 제공


내달 4일 개봉을 앞두고 8일 오전, 용산 CGV에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회자인 박경림을 비롯해 곽경택 감독과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를 묻자, 곽 감독은 제안받고 처음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거절했지만,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소방관에게)약간의 부채 의식이 있어서 소방관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보기로 생각을 고쳤다고 말했다.

또 소방관이 나온 영화는 있지만, 소방관이 주인공인 영화는 처음이라 많은 소방관이 볼텐데 그들이 영화를 보고 실제와 같이 보이게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 화상을 입은 적이 있어서 불을 무서워한다는 이준혁은 젤을 바르고 몸에 불이 붙는 장면을 찍었는데,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대역 없이 직접 연기했다고 한다.

그만큼 감독과 배우들 모두 현실감을 위해 애썼다는 게 아닐까. 실제로 배우들이 직접 소방학교에 가서 소방교육을 받기도 했다고.

그뿐만 아니라 배우들 간의 팀워크도 좋았다고 한다. 김민재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까 리얼리티뿐만 아니라, 서로 정서적인 부분도 교류가 활발해 팀워크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 촬영장에서 매장면마다 곽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무더운 여름에 25kg나 되는 장비를 착용하고 촬영하는 배우들이 짜증을 낼 수 없었다고 오대환이 너스레를 떨 정도로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음을 내비쳤다.

실제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을 직접 만났다는 곽 감독은 막상 만나서는 당시의 일을 대놓고 묻지 못했고, 그 소방관도 당시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당시의 일이 살아남은 이들에게 얼마나 큰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알 수 있다.

제62주년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제작보고회가 열린 까닭에, 참석자들에게 소방관에 대한 생각을 묻자, 곽 감독은 ‘구원자’라고 답했고, 주원은 ‘용기’, 유재명은 ‘누군가의 가족’, 이유영은 ‘뜨거움’, 김민재는 ‘이 시대의 영웅’, 오대환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이준혁은 ‘영웅’, 장영남은 ‘위대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와 소방관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좋은 영화이지만,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곽도원이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 영화에 악재가 됐다.

이에 곽 감독은 “참 밉다”며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다만, 곽도원의 분량을 많이 드러내진 않았고, 숏폼에 익숙한 관객을 위해 분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량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배우들과 달리 소방대원이 아닌 구급대원 역할을 맡은 이유영은 구급대원들을 만나서 많이 이야기도 나누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 유재명은 이 영화로 소방대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에서 나아가 그들의 처우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재명의 바람처럼 부디 이 영화가 자기 목숨을 걸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처우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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