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트럼프 발 중국 리스크로 인한 긴장감이 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의 대중 제재가 확대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 운영과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대중 수출통제 강화, 국내 반도체 기업 영향권"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공급망 관리와 수출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대중 수출 통제가 확대되면서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에 유치하기 위한 압박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 서다.
무역협회가 7일 공개한 '2024년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통제 기조가 강화되면 대중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 진출이 활발한 한국 반도체 기업에 영향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에 대한 무기한 유예 조치 번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칩스법에 따른 해외기업 보조금 정책 등 기존 바이든 정부 정책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왔다.
만약 중국 현지 공장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이 어려워지면 현지 생산 인프라가 낙후돼 장기적으론 생산량 확대가 제한될 수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과 관련해 트럼프가 수출을 제한하거나 높은 관세를 현실화할 경우에도 고민이 커진다.
중국을 중요한 반도체 생산기지로 삼고있는 국내 기업에게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플래시와 후공정(패키징) 팹을 운영 중이다. 삼성의 시안 팹은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약 40%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우시와 충칭에 각각 D램 팹과 후공정 팹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에선 전체 낸드플래시의 20%가 생산된다.
'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 다시 부활할 수 있어
업계에서는 미국의 칩스법은 초당적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트럼프 2기에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가 기존 보조금 대비해 해외기업에게 투자를 확대하라고 압박하거나 자국 기업에 유리한 조항을 추가해 국내기업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특히 트럼프 2기에선 대중국 통제가 더욱 강화되고 확대될 거라는 의견이 대세다. 그 연장선상에서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선 첨단 생산장비의 중국 내 반입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2년10월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검증된 최종사용자(VEU)로 인정받을 경우 별도 허가 없이 장비 반입을 허용하는 조치를 시행한 후 지속해서 유예해 왔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규제에서 한국은 일본과 네덜란드처럼 동맹국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제외한 중요 반도체 장비가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에 무기한 반입할 수 있게 된 상태다.
다만 트럼프 정권 복귀로 이 같은 동맹국 특혜가 변동될 여지가 생겼다.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 목록을 수정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워낙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긴 하지만 확실한 건 중국 견제와 압박이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은 다양한 위기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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