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주민 1시간 넘게 기다렸다" vs 주민 "농번기로 바빴다"
(의성=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국토교통부의 대구경북통합신공항(민간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재공청회가 '주민 없이' 일시 강행됐으나 일부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국토교통부는 8일 오전 11시 20분께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 강당에서 전문가 패널과 의성군청 공무원들만 배석한 가운데 전략환경영향평가 재공청회를 진행했다.
재공청회가 시작되자 비안만세센터 밖에 있던 주민 수명이 강당 안으로 들어와 "주민 없이 주민 공청회를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사회자에게 항의하며 재공청회를 중단시켰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로부터 1시간이 넘도록 주민 누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라고 해명했다.
언성이 오가자 패널 주재자인 이상문 교수는 "더 이상 공청회는 진행하기 어려울 거 같다"며 재공청회 무산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설명회, 간담회 등 (공청회가 아닌) 다른 별도 형식을 마련해 주민 여러분과 회의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11조는 공청회 주재자가 공청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의견진술 시간 등을 미리 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무산된 재공청회는 2차 공청회다.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상 '주민 등의 개최 방해 등 사유로 2회 이상 개최되지 못하거나, 개최되었더라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경우' 공청회가 생략될 수 있다.
공청회가 생략되면 그 사유와 의견제출 시기와 방법, 설명자료 열람 방법 등을 일간·지역 신문에 각각 1회 이상 공고해야 한다.
공청회 생략 이후 일정 기간 서면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그 결과를 국토부 홈페이지 또는 환경영향평가 정보시스템에 2주간 게시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22일 1차 공청회가 무산되자 주민 단체는 농번기를 이유로 이달 20일 이후에 재공청회를 개최해달라고 국토부에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청회는 환경영향평가법 등에 따라 주민 신청 요건을 충족하면 개최하게 돼 있다.
비안만세센터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말 주민 대부분이 농번기로 바빠 항의 시위조차 할 수 없다"라며 "재개최 공고가 뜨기 전부터 11월 20일 이후로 공청회 재개최 날짜를 잡아달라고 주민들이 요청했는데도 이렇게 일을 처리하니 국토부를 믿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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