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요청하며,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과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조선업 생태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경험을 활용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의 조선업 비율은 세계에서 0.13%에 불과하며, 중국의 조선업 규모는 미국의 230배에 달한다. 이 같은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과의 협력은 미국의 해양 군사력 회복에 필수적이다. 특히 트럼프의 요청은 한국 조선업체들에게 MRO 수주 확대와 미국 내 조선소에서의 군함 직접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해군의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달하며, 이는 한국 조선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트럼프의 요청에 앞서 한국 조선업체들은 이미 미국 내 조선소 인수 및 MRO 사업 수주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5년간 MRO 사업 입찰 자격을 확보했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해군의 군함 수요에 맞춰 MRO와 건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선업의 쇠퇴를 극복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미국의 군사 대국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맹국인 한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한·미 군사동맹의 새로운 핵심 고리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해양 패권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 내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화석 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 같은 기회를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조선업 협력 요청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주요 조선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화오션은 전일 대비 21.76%, HD현대중공업은 15.13% 상승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에는 화석연료 사용 증가와 미국 내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탱커, LPG·LNG 운반선 등의 신규 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추진해온 미국 함정 MRO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간 협력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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