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체크카드·SNS 전부 가짜…경찰 촉 못 벗어난 조폭

주민번호·체크카드·SNS 전부 가짜…경찰 촉 못 벗어난 조폭

이데일리 2024-11-08 10:26: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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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주민등록번호부터 체크카드 명의, SNS계정까지 전부 가짜였지만 형사들의 촉은 피할 수 없었다”

경기북부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기동순찰2대 소속 서민기 경사는 팀원들과 함께 지난달 31일 저녁 고양시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소문난 일산동구 라페스타 일대를 순찰하던 중 의심스러운 장면을 목격했다.

라페스타 일대 즐비한 한 카페의 야외 테라스 석에서 남성 A씨가 7~8명의 다른 남성들에게 5만원권 현금 다발을 건네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때부터 서 경사의 눈은 이들을 주시했다.

서 경사는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범죄수익금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한 것.

기동순찰2대 이의택 11팀장 등 이날 현장에서 순찰하던 경찰관 8명은 즉시 이들에 대한 불심검문을 실시했다.

불심검문 과정에서 A씨가 3대의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경찰관들에게 처음 느꼈던 짐작은 점차 확신으로 이어졌다.

기동순찰대 소속 경찰들이 A씨에게 신분확인을 요청하고 있다.(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A씨는 남성들에게 나눠주던 현금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것은 물론 경찰관의 신분증 제시 요구에 거짓으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면서 20여분을 버텼다.

뿐만 아니라 A씨는 가짜 명함에 타인 명의의 SNS 계정, 체크카드까지 동원해 경찰들을 속이려 했다.

제시한 주민등록증 조차 A씨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경찰은 지문대조를 요구했지만 A씨는 이것 조차 응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러냐”,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왜 사람 말을 안 믿어주냐”는 등 저항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A씨가 도주를 시도했지만 경찰들의 발은 A씨 보다 빨랐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 뒤를 쫒는 경찰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앞문을 잠그고 뒷문으로 도주하려던 A씨의 의도를 알아차린 경찰들은 재빨리 A씨를 낚아채 바닥에 쓰러트렸다.

경찰들은 ‘주민등록법 위반’ 현행범으로 A씨를 체포했고 끝까지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던 A씨는 경찰서에 도착해서야 모든 것을 털어놨다.

A씨는 대구·포항지역 조직폭력배로 특수상해 등 체포영장 3건과 벌금수배 1건, 지명통보 10건 등 총 14건의 지명수배로 2019년부터 이날 경찰들의 눈에 띄기 전까지 5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해왔던 인물이었다.

경찰이 현장에서 회수한 현금은 5만원권 70장, 총 350만원으로 경기북부경찰청은 이 현금의 출처를 밝히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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