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韓조선업 도움 필요"...K-조선 최대 수혜산업 부상

[트럼프 2기] "韓조선업 도움 필요"...K-조선 최대 수혜산업 부상

한스경제 2024-11-08 09:34: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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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31일 미국 네바다주 헨더슨에서 연설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로이터 제공
 지난 10월 31일 미국 네바다주 헨더슨에서 연설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로이터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미국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요청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최대 수혜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복귀로 전세계 해운업계는 국제무역량 감소와 탈탄소화 정책 퇴보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12분 간의 통화에서 자국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국내 조선업계와의 파트너십 강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야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 가길 원한다”며 국내 조선업과의 협력에 구체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양국은 이른 시일 내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할 계획이다.

이 발언 이후 미국 함정 보수·수리·정비(MRO)사업을 추진 중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주가도 수혜 기대감에 급등했다. 지난 7일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15.13% 오른 20만8500원에, 한화오션은 21.76% 상승한 3만3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은 함정 MRO 사업에 있어 국내 조선소와의 협력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2월 미국 해군성 장관 카를로스 델 토로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방문해 조선소를 견학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호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창정비 수행을 위해 입항했다 / 한화오션 제공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호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창정비 수행을 위해 입항했다 / 한화오션 제공

우선 양사는 미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위한 자격요건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취득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지난 8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Wally Schirra)’호의 MRO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미 해군 MRO를 사업을 최초 수주한 이후 현재 후속 사업을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해군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안보 흐름 속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협조 요청으로 K-조선의 미 해군 함정 MRO 사업과 민간 선박건조 진출에 가속도가 붙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가시화된 ‘관세폭탄’ 정책은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입업계에 악재로 꼽히고 있다. 그중 국내 무역의 98%를 담당하는 해운업계의 직접적인 타격도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며, 품목, 국가에 관계없이 전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10~20%의 보편관세를, 중국 수입품에 관해서는 60~100%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재선 시 글로벌 관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국내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10~20% 보편관세를 실행할 경우 국내 대미(對美) 수출액은 152~304억달러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또한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무역적자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고 한국은 지난해 기준 미국의 8대 무역수지 적자국”이라며 “국내 생산 후 수출하는 기업 뿐 아니라 미국에 진출할 기업도 국내에서 원부자재, 중간재를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관세인상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장기화될 전망에 지난 6일(현지시간) 글로벌 선사의 주가는 높은 운임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Maersk)의 주가는 6.44%,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9.96%, 중국선사 코스코(COSCO)는 2.41% 하락했으며, 국내 최대선사 HMM 또한 4.26% 떨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항 / 로스엔젤레스항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항 / 로스엔젤레스항 제공

글로벌 화물분석기관인 제네타(Xeneta)의 수석애널리스트인 피터 샌드는 내년 1월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주요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수출품을 보내기 위해 화물량이 급증하면서 운임이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해운은 국제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산업으로,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며 “홍해 위기로 인해 이미 해상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주요 무역로의 수요가 급증하면 운임이 상승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을 당시 해상 컨테이너 운송운임이 7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피터 샌드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보복 조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움직임도 역풍에 직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중심정책이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의 잠재적인 수요를 올리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전문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로 현재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진행 중인 탈탄소화 작업은 막다른 골목에 부딪힐 수 있다”며 “해운 탈탄소화에 관한 규제가 전세계가 아닌 현지에서 이뤄져야 하는 추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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