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주전 센터백 2명이 빠지자 토트넘이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람스 파크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을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갈라타사라이에 2-3으로 패했다. 이전까지 유로파리그 3연승을 했던 토트넘은 첫 패배를 당하며 유럽 무대 상승세가 꺾였다.
이날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 없이 경기를 치렀다. 로테이션 차원이 아니라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뛸 수가 없었다. 판더펜은 지난달 말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레프트백을 소화하다가 전반 초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로메로는 직전 애스턴빌라와 리그 경기에서 발 부상을 당해 이번 원정에 함께하지 않았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로메로와 판더펜 없이 경기를 치른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리그 페이즈 3차전이었던 AZ알크마르와 경기에서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두 드라구신과 벤 데이비스 센터백 조합을 내세워 두 선수에게 휴식을 줬다. 당시에는 알크마르의 공격이 그리 매섭지 않았기 때문에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갈라타사라이는 튀르키예 리그에 있지만 공격진은 웬만한 빅클럽 부럽지 않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빅터 오시멘은 나폴리를 떠나는 과정에서 일이 꼬여 갈라타사라이로 임대됐을 뿐 언제든지 유럽 빅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다. 마우로 이카르디는 인테르밀란과 파리생제르맹에서 사생활 및 인성 문제가 있었을지언정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드리스 메르턴스는 나폴리에서 10년을 뛰며 부족한 체격을 뛰어난 스피드와 킥, 축구 지능으로 극복한 훌륭한 공격수다.
갈라타사라이는 경기 내내 강공으로 토트넘을 밀어붙였고, 토트넘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전 프레이저 포스터, 드라구신, 데이비스 등 최후방이 흔들리면서 갈라타사라이에 3골을 내줬다. 전반 6분 만에 터진 유누스 아크귄의 선제골은 자연재해에 가까웠다 하더라도 1-1로 맞서던 전반 32분 오시멘의 득점은 데이비스의 패스를 올바른 터치로 받지 못한 드라구신의 실책에서 비롯됐고, 전반 39분 오시멘의 추가 득점은 드라구신과 페드로 포로 모두 오시멘을 제대로 마크하지 못한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토트넘이 로메로와 판더펜 없는 경기에서 또 한 번 흔들리며 패배했다. 지난 시즌 악몽이 떠오르는 경기력이었다. 당시 리그 10경기 8승 2무로 신바람을 내다가 첼시전 판더펜의 부상과 로메로의 퇴장을 기점으로 팀이 완전히 무너졌고, 이 여파는 토트넘이 리그 4위와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만약 로메로의 부상이 장기화된다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아픔이 되살아날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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